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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혁신의 유효기간 끝난 한국 교통…교통카드·택시 모두 ‘과거의 성공’에 갇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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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10. 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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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외국인 1893만명 시대에도 해외 신용카드 대중교통 결제 제한
우버·디디·그랩은 일반 차량 개방…한국, 기존 택시 체계 안에 머물러
미 웨이모 15개 도시 4000대 운행…일본도 2027년 완전 무인택시 도입
하만주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혁신에는 유효기간이 있다. 한때 앞섰다는 기억에 기대어 다음 변화를 막는 순간 혁신은 자산이 아니라 족쇄가 된다. 한국의 대중교통 결제는 과거의 기술에, 차량 호출은 기존 제도에 묶여 있다.

한국은 교통카드 시대를 일찍 열었다. 독자 결제 시스템인 'payOn'을 먼저 보급해 국제 결제 규격인 EMV 오픈루프를 도입할 유인이 적었다. 그러나 방한 외국인이 지난해 1893만명, 올해 1~8월 1505만명에 이른 지금 그 선택은 불편으로 돌아왔다.

미국 워싱턴 D.C.와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스마트폰에 신용카드만 저장해두면 별도 교통카드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한국 기업이 제공한 이 서비스는 현재 애플페이 등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뉴욕 등 다른 도시로도 확대가 추진되고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외국인이 여전히 교통카드를 사고 충전해야 한다.

차량 호출은 격차가 더 크다. 우버·리프트, 중국 디디추싱(滴滴出行), 인도 올라, 동남아시아 그랩이 일반 차량과 운전자까지 공급자로 끌어들인 것과 달리 한국의 호출 서비스는 기존 택시 체계 안에 머물러 있다. 호출 방식만 스마트폰으로 바뀌었을 뿐 수요가 급증하는 지역과 시간대에 공급을 탄력적으로 늘리는 구조는 갖추지 못했다. 대만의 한 인기 프로그램에서 출연자가 한국에서 쇼핑한 뒤 택시를 잡지 못해 무거운 짐을 들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했다고 토로한 것은 이 구조의 단면이다.

세계는 이미 로보택시 단계로 넘어갔다. 웨이모는 미국 15개 도시에서 4000대가 넘는 로보택시를 영업 운행하고, 주당 50만회 이상 승객을 태운다. 중국 업체들도 1000대 단위로 자율주행차를 운행한다. 테슬라는 텍사스에서 로보택시 전용 차량 사이버캡까지 일반 이용자에게 투입했다.

일본의 사례는 한국이 어디로 가서는 안 되는지를 보여준다. 일본은 미국식 라이드셰어의 전면 도입을 피해왔고, 로보택시도 택시사업자가 운행 주체를 맡아야 한다. 웨이모가 2027년 중 도쿄(東京)에서 완전 무인 상용 서비스를 시작해도 목표는 단계적으로 100대 규모다. 도쿄를 비롯한 주요 지역은 택시 공급 과잉 우려 지역으로 지정돼 수년째 증차가 동결돼 있다. 기존 택시회사의 차량 한도 안에서 로보택시까지 공급해야 하는 구조다.

더 상징적인 장면도 있다. 미국식 라이드셰어 해금에 강하게 반대해온 가와나베 이치로(川鍋一朗) 일본교통(日本交通) 회장은 웨이모와 손잡고 "교통 공백 문제 해결에 드디어 진짜배기가 등장했다"고 했다. 기존 업계가 참여할 수 없는 혁신은 막고, 자신들이 운행 주체가 되는 혁신은 환영하는 셈이다.

정치가 이해집단에 끌려가면 혁신은 이렇게 작아진다.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 오사카(大阪)부 지사는 "택시업계에 지탱되고 있는 정치인이 많은 가운데 쉽게 진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 얘기지만 한국에도 낯설지 않은 경고다.

이해당사자의 생계를 무시하자는 게 아니다. 손실을 보상하고 전환을 지원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그러나 이해당사자의 동의를 혁신의 전제조건으로 만들면 기존 사업자에게 사실상의 거부권을 주게 된다. 청계천 복원은 상인의 이해를 조정하면서 추진했고, 교통 혼잡에는 버스 중앙차로라는 새 해법을 내놓았다.

30년 전의 성공은 오늘의 면허증이 아니다. 교통카드도, 라이드셰어도, 로보택시도 기준은 하나여야 한다. 기존 사업을 얼마나 지켰느냐가 아니라 시민이 얼마나 편리하게 이동하고 새로운 기술이 얼마나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느냐다. 보호라는 이름으로 변화의 문을 닫으면 결국 보호되는 것은 산업도 일자리도 아니다. 낡은 제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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