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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유엔의 날, 국경일 지정해야 하는 이유와 그간의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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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10.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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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영 창신대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교수
오는 10월 24일은 유엔(UN) 창설 81주년이 되는 날이다. 세계 평화와 국제 협력을 위해 출범한 유엔은 대한민국에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대한민국의 정부 수립 과정에서부터 6·25전쟁의 위기, 그리고 오늘날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에 이르기까지 유엔은 우리 현대사와 깊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사적 관계를 고려할 때, 과거 법정 공휴일이었던 유엔의 날을 국경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은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

대한민국과 유엔의 관계는 그 출발부터 각별하다. 유엔은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며, 같은 해 12월 유엔총회 결의 제195호(Ⅲ)를 통해 대한민국 정부의 합법성을 국제적으로 확인하였다. 특히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6·25전쟁에서 유엔의 역할은 대한민국의 존립을 결정짓는 중대한 전환점이 되었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되기까지 대한민국 국군과 국민은 물론, 먼 이국땅에서 자유와 평화를 위해 싸운 유엔 참전국 장병들의 희생이 있었다. 그들의 헌신은 대한민국이 국가체제를 유지하고 전후 재건과 경제발전을 이루는 데 결정적인 토대가 되었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경제 산업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우리 국민의 노력과 더불어 국제사회의 지원과 희생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역사적 의미를 일찍이 인식한 이승만 정부는 6·25전쟁 당시 참전국 국기를 담은 기념우표를 발행하여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한 1950년대에는 유엔 창설일인 10월 24일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여 국가 차원에서 그 의미를 기렸다. 그러나 1976년 유엔의 날은 공휴일에서 제외되고 기념일로 변경되었다. 당시 남북한의 유엔 외교 경쟁과 국제 정세 변화 등이 그 배경으로 거론된다. 그로부터 반세기가 흐른 지금, 대한민국이 유엔의 날에 부여했던 국가적 의미를 다시 살펴볼 시점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오랫동안 실천으로 이어온 인물이 바로 이중근 유엔 한국협회장이다. 이 회장의 유엔의 날 국경일 지정 주장은 일시적인 관심이나 단순한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그 바탕에는 대한민국 현대사를 사실에 근거하여 기록하고, 후세에 올바르게 전달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자리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결실이 '6·25전쟁 1129일'이다. 이 회장은 1950년 6월 25일 전쟁 발발부터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까지 1129일 동안의 국내외 상황을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정리하였다. 특히 주관적인 해석이나 평가보다 역사적 사실과 사건의 흐름을 충실하게 기록하는 편년체 방식의 이른바 '우정체'를 통해 전쟁의 실상을 전달하고자 하였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이러한 기록을 국민과 세계에 알리기 위한 이 회장의 실천이다. 그는 사재를 들여 책을 제작하고 군부대와 학교, 도서관, 국내외 참전용사와 후손들에게 보급하였다. 2023년 보도에 따르면 6·25전쟁 1129일은 국문과 영문본을 합쳐 1000만 부 이상 발간되었다. 이는 개인의 역사적 관심을 넘어 국가적 기억을 보존하고 국제사회에 감사의 뜻을 전하려는 장기간의 노력으로 평가할 수 있다.

유엔의 날을 국경일로 지정하는 것은 단순히 기념일의 법적 지위를 높이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희생한 참전국 장병들에게 국가 차원의 감사를 표하고,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일이다. 과거의 도움을 기억하고 그 은혜에 보답하는 것은 동방예의지국을 자부해 온 대한민국의 전통적 가치와도 부합한다.

오늘날 국제 정세는 다시 불확실성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비롯한 국제분쟁은 국가안보가 어느 한 나라의 힘만으로 보장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특히 분단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대한민국에 유엔과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협력은 과거의 역사적 관계를 넘어 미래의 안보와 외교를 위한 중요한 자산이다.

물론 유엔의 날을 국경일로 지정하기 위해서는 국경일의 법적 성격과 국가 기념일 체계, 국민적 공감대 등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적 검토가 유엔의 날이 지닌 역사적 의미를 축소하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대한민국의 발전 수준과 국제적 위상에 걸맞은 국가적 예우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이제 대한민국은 유엔의 날을 국경일로 지정하는 문제를 국가적 차원에서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세계가 함께 지켜낸 대한민국이 이제는 그 희생을 기억하고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성숙한 국가로서의 품격을 보여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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