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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시장 구원투수 올린 기아… ‘3만달러 전기차’ EV3 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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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수 기자

승인 : 2026. 10. 1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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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6 부진 속 현지 판매 30% 감소
기본형 2만9890달러… 최대 517㎞
美 지원 축소·EU 역내생산 우대
각 지역별 대응 전략 중요성 커져
기아가 미국 전기차 시장의 판매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 3만달러 미만의 보급형 전기 SUV 'EV3'를 앞세워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건다.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 폐지와 환경 규제 완화로 현지 판매 여건이 악화된 가운데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새로운 수요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8월 미국에 출시한 EV3를 현지 전기차 판매의 주력 모델로 육성할 계획이다. 기아 북미법인 관계자는 최근 현지 시승행사에서 EV3가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기아 전기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V3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기존 전기차의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기아 미국법인에 따르면 올해 1~9월 EV6 판매량은 6264대로 전년 동기 대비 43.5% 감소했다. 대형 전기 SUV인 EV9도 같은 기간 1만2429대로 0.2% 줄었다. 기존 모델의 판매가 정체되면서 새로운 수요를 확보할 보급형 전기차의 역할이 중요해진 것이다.

미국의 정책 변화도 전기차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대 7500달러의 연방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가 지난해 9월 말 종료된 데 이어 연비·배출가스 규제도 완화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소비자의 구매 부담이 커진 동시에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판매를 확대해야 할 정책적 유인도 약해진 셈이다.

전기차 시장 위축은 판매 실적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모터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1~9월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0.7% 감소했다. 신차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같은 기간 8.5%에서 올해 6%로 하락했다. 반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23% 증가하며 점유율 15.6%를 기록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정책 변화가 맞물리면서 하이브리드차가 대안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판매 반등을 노린다. 미국 판매 가격은 기본형 기준 2만9890달러로 기존에 판매하던 소형 전기 SUV 니로 EV보다 약 1만달러 저렴하다. 81.4kWh 배터리 모델은 최대 321마일(약 515㎞)를 주행할 수 있다. 인사이드EVs와 일렉트렉 등 현지 자동차 전문매체들도 실내 공간과 정숙성, 승차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가격 경쟁력이 실제 판매 확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미국 소비자들의 대형차 선호가 여전한 데다 EV3는 상위 트림을 선택할 경우 가격이 5만달러 가까이로 높아진다. 400V 충전 시스템을 적용해 급속충전 시간이 상위 전기차보다 길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기본형의 가격 경쟁력을 실제 판매로 연결하는 것이 과제다.

반면 유럽은 미국과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9월 유럽 신차 시장의 전기차 점유율은 23.2%로 전년 동기(17.7%)보다 5.5%포인트 상승했다. 유럽은 자동차 탄소배출 규제를 통해 전동화 전환을 유도하는 한편 회원국별로 전기차 구매 지원 정책도 운영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전기차 시장 확대와 함께 역내 생산 기반을 강화하는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3월 역내 생산 제품에 공공 지원과 조달 혜택을 우선 부여하는 내용의 '산업가속화법(IAA)'을 제안했다. 아직 입법 단계지만 향후 현지 생산과 부품 조달 비중이 완성차 업체의 경쟁력을 좌우할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그룹은 체코와 슬로바키아에 각각 현대차와 기아의 생산 거점을 운영하고 있어 정책 변화에 대응할 기반을 갖추고 있다.

미국에서는 구매 지원 축소로 가격 경쟁력이 중요해지고, 유럽에서는 전기차 수요 확대와 함께 현지 생산 역량이 부각되고 있다. 지역별 정책 차이에 대응하면서 EV3를 미국 시장의 새로운 판매 주력 모델로 안착시키는 것이 기아의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전기차 지원 축소와 유럽의 역내 생산 우대 움직임으로 지역별 대응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EV3의 성공을 위해서는 가격과 상품성뿐 아니라 현지 수요에 맞춘 판매 전략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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