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계·학계 등 '실효성' 있는 대책 강조
"정부, 방법론만 제시… 현장 소통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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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서남권 반도체 산단은 삼선전자와 SK하이닉스가 800조원을 들여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일대에 조성하는 것으로 운영에 필요한 전력은 6.3GW, 용수는 65만톤(t) 규모다.
앞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7월 반도체 산단 운영에 동원될 막대한 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농업생산기반시설 나주호에서 하루 10만t 규모 농업용수를 산업용수로 전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기존 용수 이용에 차질이 없도록 기후부는 3000억원 수준 예산을 투입해 나주호 대체용수 공급시설 설치사업을 추진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인 추가 지원대책 일환으로 '신북지구 농업용수 공급 기반 확충사업'에 신규 착수, 나주호 말단 하부 용수공급 여건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농업계에서는 잦은 가뭄 탓에 안정적인 농업용수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른 만큼 현장 의견수렴 등 절차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임병희 전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정부는 현재 대체시설 마련 등 방법론에 대해서만 얘기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처럼 적정 강우량으로 수자원을 이용하는 경우 대체시설로 (물 부족)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것은 실효성 차원에서도 신뢰성이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임 사무총장은 서남권 반도체 산단 조성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소통 부재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22년 광주에 극심한 가뭄이 발생했을 때 나주호 물을 생활용수로 공급한 사례가 있다"며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산업용수 활용 문제와 어떻게 연결이 될 것이며 기본적인 농업용수는 또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실질적인 논의와 대책들이 미비하다고 생각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가 나주호 용수 부족분을 충당하기 위해 영산강 물을 활용하겠다고 하는데 나주호는 2급수고, 영산강은 4급수다"라며 "전남은 친환경농업이 가장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4급수는 친환경 농업에 활용할 수 없는 물인 만큼 (해당 활용 계획도)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임 사무총장은 용수 이용 효율화를 위해 나주호 개수로를 '관수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구상도 밝혔다. 낙차에 의해 물을 흘려보내는 개수로를 관수로로 현대화시킬 경우 유량 손실을 줄이고,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관련 예산은 내년 정부안에 포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는 "농식품부, 학계, 농민단체, 한국농어촌공사 등과 협의를 통해 나주호 인근 서남권 관수로화를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수혜지역 일부 800㏊ 규모에 시범적으로 추진할 경우 약 800억원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왔다. 800조원이 들어가는 사업에서 1만분의 1 수준의 예산도 반영 못하는 것이 굉장히 아쉬운 대목"이라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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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진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조정실장은 "결국 이상기후와 가뭄 발생 등으로 수자원 자체가 줄어들게 되면 대체시설 등이 제기능을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나주호 용수를 반도체 산단에 이용하는 것에 대한 정확한 영향성 평가를 진행하고, 농업계와 지속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계에서는 용수 확보 가능성에 대해 산술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탁상행정'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농업용수 분야 전문가는 "테이블상에서 이곳 저곳의 물을 얼마나 가져오고, 더하기 빼기로 수치를 계산하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면서 "일대 농업인들이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의 대책을 미리 마련하고, 농업인단체 등과 협의도 이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나주호 관리기관인 농어촌공사가 용수 이용계획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필요도 있다고 봤다.
해당 전문가는 "하루 10만t씩 물이 계속 빠져나가게 된다면 전반적인 이용계획부터 손보는 것이 당연하다"며 "구조적으로 보면 수원을 확보하는 대체시설 및 지하댐 마련, 인근 댐 간 연계운영 등 기술적인 것들을 총동원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농업이 반도체 생산공장 설립이라는 국가 메가프로젝트의 희생양이 돼선 안 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주도면밀하게 계획을 세워서 접근해야 할 문제이지만 기본 분석이 제대로 됐는지도 의문"이라며 "산업논리에 농업이 희생되는 것이 아니라는 정부의 거시적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