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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 印 ‘22조원’ 승부수…모디 총리 만나 ‘생산·R&D·미래 모빌리티’ 거점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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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수 기자

승인 : 2026. 10. 14.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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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7년간 투자…인도 내 투자 전문 법인 설립 추진
현대차·기아 연 140만대 생산체제…신흥국 수출 확대
신공장·연구개발·공급망 강화…미래 모빌리티 사업 발굴
인도 자동차 시장 2위…현지 인재 육성
사진1)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면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 왼쪽)이 13일(현지 시간) 인도 뉴 델리에 위치한 인도 총리 관저에서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총리와 만나 현대차그룹의 현지 성장 전략을 설명하고, 인도 모빌리티 산업 발전 방안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나눴다./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인도에 향후 7년간 약 155억달러(약 22조원)를 투자한다. 생산시설 확충부터 연구개발(R&D), 미래 모빌리티 기술 확보까지 현지 사업 전반에 투자를 확대해 인도를 내수 시장을 넘어 신흥국 수출과 기술 개발을 아우르는 전략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활용하는 동시에 현지 생산·공급망 경쟁력을 강화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총리 관저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개별 면담을 갖고 현지 중장기 성장 전략과 인도 모빌리티 산업 발전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14일 밝혔다.

정 회장은 면담에서 "현대차그룹은 1996년 인도에 진출한 이후 지난 30년간 인도와 함께 성장해 왔다"며 인도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이어 현지 사업 현황과 생산능력 확대 계획, 중장기 투자 전략을 설명하고 올해부터 7년간 약 155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푸네 공장 가동을 통해 연 140만대 생산체제를 확보했다"며 "안정적인 생산을 바탕으로 인도 자동차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에 대응하고 신흥국 수출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생산능력 확대와 현지 연구개발 역량 강화, 부품 공급망 고도화, 미래 모빌리티 사업 육성을 병행하는 데 있다. 현대차그룹은 투자 과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인도 내 투자 전문 법인 설립도 추진한다.

◇ 세계 3위 자동차 시장…내수·수출 동시 공략

현대차그룹이 인도 투자를 확대하는 배경에는 현지 자동차 시장의 성장 잠재력과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서의 전략적 가치가 자리 잡고 있다.

인도는 약 14억7000만명의 인구를 보유한 세계 최대 인구 국가다. 경제 성장에 따른 소비 확대와 자동차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데다 중동과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으로의 수출 거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9월 발표한 전망에 따르면 올해 인도 경제 성장률은 7.1%로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10월 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7%로 제시했다. 높은 경제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인도는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 및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자동차 시장 규모 역시 투자 확대의 배경이다. 인도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이다. 원문에 제시된 전망에 따르면 인도 승용차 시장은 지난해 457만대에서 올해 525만대로 약 1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승용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80% 이상인 만큼 시장 확대에 대응할 생산 기반 확보가 중요하다.

높은 수입 관세도 현지 생산의 필요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인도는 수입 완성차에 70~110%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현지 생산체제를 갖추면 내수 시장 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 현지 생산 물량을 신흥국 수출로 연결하면 생산시설 활용도를 높이고 시장 다변화도 추진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1996년 인도 시장에 진출한 이후 생산시설과 판매망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현재 현대차는 첸나이 1·2공장과 푸네 공장을, 기아는 아난타푸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푸네 공장 가동으로 현대차그룹의 인도 내 연간 생산능력은 총 140만대 수준으로 늘었다.

판매 실적도 현지 사업의 기반을 보여준다. 지난해 현대차는 인도에서 57만1878대, 기아는 28만286대를 판매했다. 양사 합산 판매량은 85만2164대로, 시장 점유율 18.7%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생산·판매 기반을 활용해 현지 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추가 투자를 통해 사업 규모와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 생산·R&D·공급망 강화…미래 모빌리티로 투자 확대

생산 분야에서는 신공장 건설과 기존 생산 기반 확충을 추진한다. 인도 자동차 시장의 수요 증가에 대응해 내수 공급을 늘리는 동시에 신흥국 수출 물량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연구개발 분야에서는 현지 R&D 인프라를 확대하고 우수 인재 확보에 나선다. 인도 소비자의 주행 환경과 구매 수요에 맞는 차량과 기술을 현지에서 개발·공급하는 역량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제품 개발과 공급의 대응력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부품 공급망 경쟁력 강화도 주요 과제다. 생산 규모 확대에 맞춰 현지 협력사와의 협업을 늘리고 안정적인 부품 조달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현지 부품 생태계를 강화해 생산 확대를 뒷받침하고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인도 기업과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기술 협력과 전략적 투자를 확대한다. 대표적인 사례는 인도 이륜차 제조업체 TVS 모터 컴퍼니와의 협업이다. 현대차그룹은 TVS와 전기 삼륜차(i3W) 시제품 개발을 완료했으며, 2027년 말 상용화를 목표로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 생산·판매와 연계한 사업 기회도 검토한다.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와 자동차 금융, 전기차 충전 인프라, 폐차 재활용 등이 대상이다. 차량 제조를 중심으로 구축한 사업 기반을 모빌리티 서비스와 연관 산업으로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투자 과제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인도 내 투자 전문 법인 설립도 추진한다. 해당 법인은 그룹 차원의 미래 투자 과제를 발굴하고 사업별 투자 계획을 조율·집행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R&D 인프라와 신기술 개발, 현지 산업 생태계 투자뿐 아니라 유망 협력사 발굴과 전략적 투자도 지원한다.

대규모 투자를 개별 사업 단위로 추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룹 차원의 전략과 연계해 관리하겠다는 의미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통해 현지 정책과 산업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 장기적인 사업 기반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 모디 정부 제조업 육성 기조와 맞물려…인재 양성·사회공헌 병행

현대차그룹의 인도 투자 확대는 모디 정부의 제조업 육성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모디 총리는 2014년 취임 이후 제조업 육성 정책인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를 추진해 왔다. 최근에는 인도 독립 100주년인 2047년까지 선진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선진 인도 2047(Viksit Bharat 2047)'을 국가 비전으로 제시하고 제조업 경쟁력과 글로벌 공급망 내 입지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정 회장과 모디 총리의 만남은 이번이 여덟 번째다. 두 사람은 현대차그룹의 인도 사업과 현지 산업 발전 방안을 놓고 지속적으로 교류해 왔다. 정 회장은 지난 4월 한국 대통령의 인도 국빈 방문 당시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 모디 총리가 주최한 오찬 등에 참석했다. 2024년에는 현대차 인도법인의 현지 증시 상장을 계기로 별도 면담을 가졌다. 앞서 2015년 모디 총리 방한과 한·인도 비즈니스 서밋, 인도 'MOVE 모빌리티 서밋' 등에서도 만났다.

현대차그룹은 생산시설과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현지 인재 양성과 사회공헌 활동도 이어간다. 정 회장은 모디 총리와의 면담에서 사회적 약자 지원과 미래세대 성장 지원 등 인도 국민에게 신뢰받는 브랜드가 되기 위한 사회적 책임 활동을 설명했다.

대표적인 활동은 장애인의 사회 참여와 자립을 지원하는 '사마르스(Samarth)' 캠페인이다. 현대차그룹은 장애인 운동선수들에게 훈련을 위한 재정 지원과 관련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으며,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영상 콘텐츠도 제작·배포하고 있다.

미래 제조업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사업도 추진한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타밀나두주 첸나이에 직업기술학교인 'HATS(Hyundai Academy for Technical Skills)'를 설립·운영할 계획이다. 자동차 생산과 정비, 스마트팩토리, 건설, 산업안전 등 주요 산업 분야의 직업기술 교육을 제공하고 연간 약 1만3000명을 교육해 인도 제조업과 첨단기술 산업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한다는 목표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주요 그룹사가 인도에서 조성한 사회공헌 기금은 2016년부터 2025년까지 10년간 누적 약 1억1000만달러에 달한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도 장애인 지원과 미래세대 교육, 기술 인재 양성 등 현지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생산과 기술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해 인도에서 장기적인 사업 기반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남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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