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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갤러리] 정학진 ‘심원의 정원’-괴석 한 덩이에 깃든 무릉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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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 기자

승인 : 2026. 10. 20.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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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삼베에 석채. 180×120cm. 2018. 그림 정학진
황금빛 작은 수반 위로 솟아오른 옥빛 괴석이 여남은 줄기 폭포를 쏟아내며 그 자체로 하나의 우주를 빚어낸다. 봉우리 위로 황금빛 달이 떠 있고, 학 한 마리는 하늘을 가르며 날아들고 두 마리는 정상에 나란히 깃들어, 멀리서도 이곳이 범상치 않은 선계임을 알린다.

붉은 소나무와 푸른 대숲, 복사꽃과 영지가 바위 틈마다 지천이고, 사슴이 노니는 자락 위로 붉은 치마 여인이 산을 바라보며, 물가엔 조각배와 거북 세 마리가 물살을 가른다. 달과 산, 돌, 구름과 물, 솔과 대, 영지와 거북, 학과 사슴까지 십장생이 이 한 덩이 괴석 속에 빠짐없이 깃들었다.

이 정교한 우주를 빚어낸 민화 원로작가 정학진의 작품은 하버드대학교가 소장할 만큼 세계가 그 필력을 인정했다. 수십 가지 상징을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쌓아올리는 운필은 평생을 선계 하나에 바친 구도자의 손끝에서만 나올 수 있는 경지로, 이 작품 앞에 서면 한 시대를 대표하는 품격을 저절로 실감하게 된다. 정학진은 개인전을 10월21~27일까지 갤러리 공간35에서 개최한다.

리기태 전통예술 평론가
안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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