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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K제약이 인니에 심은 ‘할랄’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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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현 기자

승인 : 2026. 10. 16.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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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들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단순한 제품 수출을 넘어 현지에 직접 생산시설을 구축하며 사업 기반을 넓히는 중입니다. 동남아시아에는 베트남과 태국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 여럿 있습니다. 그럼에도 인도네시아에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최대 인구 대국이자 세계에서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입니다.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이 이슬람교를 믿는 만큼 종교적 기준이 소비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의약품도 예외는 아닙니다.

핵심은 '할랄(Halal)'입니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허용되는 것을 뜻하는 할랄은 식품뿐 아니라 의약품에도 적용됩니다. 원료부터 제조공정까지 이슬람 율법에 부합하는지 확인하는 인증입니다. 국내 제약사들이 까다로운 기준에도 현지 생산에 나서는 것은 거대한 내수시장과 함께 중동·북아프리카 등 다른 이슬람권 시장으로 사업을 넓힐 수 있다는 기대 때문입니다. 다만 국가별 인증과 의약품 허가 요건은 별도로 충족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기업이 종근당과 대웅제약입니다. 종근당은 2015년 현지 합작법인 'CKD-OTTO'를 설립하고 2018년 항암제 생산공장을 완공했습니다. 이듬해 인도네시아 최초로 항암제 공장에 대한 할랄 인증을 획득했습니다. 2021년에는 다른 이슬람권 국가인 알제리의 제약사와 항암제 수출 계약도 체결했습니다.

대웅제약은 2012년 현지 합작법인 '대웅인피온'을 설립해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구축했습니다. 최근에는 치카랑에 약 23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해 할랄 기준을 반영한 고형제 스마트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를 아세안 시장의 주요 생산거점으로 키운다는 전략입니다.

이러한 투자가 주목받는 이유는 할랄 인증이 점차 의무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오는 18일부터 천연의약품과 준의약품, 건강보조제 등에 인증 의무화를 적용합니다. 일반의약품은 2029년, 전문의약품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2034년까지 적용 대상이 확대됩니다.

할랄 인증이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수단에서 현지 시장 진입을 위한 필수 요건으로 바뀌는 셈입니다. 일찍부터 생산시설과 인증 역량을 확보한 기업들이 유리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다만 현지 생산시설과 할랄 인증만으로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안정적인 판매망과 국가별 의약품 허가도 확보해야 합니다. 국내 제약사들이 인도네시아에 심은 '할랄' 승부수를 다른 이슬람권 시장으로 확장하고 실질적인 수출 성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배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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