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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화장품 공장에 들어선 AI·로봇…충북 K뷰티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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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연 기자

승인 : 2026. 10. 1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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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건 처방 분석하는 코스메카코리아
제약급 설비로 품질 높이는 HP&C
화장품 기업 225곳 집적…수출 확대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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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음성에 위치한 코스메카코리아 공장 전경./이창연 기자
화장품 제조공장에 들어서자 원료를 섞는 설비와 용기를 옮기는 자동화 장비가 눈에 들어왔다. 컨베이어벨트 위로 제품이 쉴 새 없이 이동했고, 작업자들은 공정마다 품질 상태를 살폈다. 익숙한 화장품이 매대에 오르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오는 22~24일 열리는 '2026 오송화장품뷰티엑스포'를 앞두고 지난 14일 충청북도 지역 화장품 제조기업 두 곳을 찾았다. 충북 음성군의 코스메카코리아와 청주시 오송읍의 에이치피앤씨(HP&C)다. 두 기업의 생산 현장에서는 K뷰티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제조업의 역할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화려한 브랜드와 제품 뒤에는 처방 개발부터 생산, 품질관리까지 이어지는 복잡한 과정이 자리 잡고 있었다.

코스메카코리아는 기초화장품과 색조화장품 등을 개발·생산하는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이다. 고객사가 원하는 제품의 특성에 맞춰 처방을 개발하고 생산까지 맡는다. 한 해 생산하는 제품 종류는 약 1만2000종에 이른다. 피부 유형과 사용감, 제형, 성분 조합 등에 따라 제품이 달라지는 만큼 생산 현장에는 다양한 조건을 관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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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충북 음성군 코스메카코리아 공장에서 관계자가 AI를 활용한 화장품 생산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이창연 기자
임영준 코스메카코리아 DX이노베이션사업부 이사는 "약 20만건의 처방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제품 개발과 생산 공정을 개선하고 있다"며 "생산 현장에는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도입해 공정 데이터를 수집하고 설비 상태를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고 로봇 활용을 확대하는 것도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한 시도다.

코스메카코리아는 원료 배합부터 충전·포장까지 이어지는 제조공정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화장품은 원료 배합과 온도, 혼합 시간 등 작은 차이에도 품질이 달라질 수 있다. 대량생산 과정에서도 제품마다 일정한 품질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다품종 생산 환경에서는 과거 처방과 제조 데이터를 활용해 공정상의 문제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제조기업의 경쟁력이 설비 규모에만 달려 있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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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피앤씨(HP&C) 충북 오송공장 제조 시설 내부 모습./이창연 기자
오송에 있는 HP&C의 생산 현장에서는 품질관리가 눈에 띄었다. 이 회사는 화장품과 의약품 관련 제품을 생산하며 제약 분야의 품질관리 경험을 화장품 제조에도 적용하고 있다. 공장에는 정제수 제조장치와 제약급 공조 시스템을 갖춰 제조환경을 관리하고 있다. 생산 과정에서 원료와 제품의 상태를 확인하고 공정별 관리 기준을 지키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생산 자동화 비중도 높여 작업 효율과 품질의 일관성을 확보하고 있다.

HP&C는 피부 관리에 초점을 맞춘 더마코스메틱 분야에서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피부에 직접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원료 선정과 처방 설계, 생산 단계의 관리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화장품과 의약품 연구소를 별도로 운영하며 소재·제형 개발과 품질관리 역량을 함께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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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숙 에이치피앤씨 대표./이창연 기자
김홍숙 HP&C 대표는 "유통업을 시작으로 의료기기와 의약품 등 다양한 사업을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GMP 시설과 품질관리 역량을 갖췄다"며 "해외시장 진출에 필요한 품질 관련 자료와 기준이 까다로워지는 만큼 화장품·의약품 연구소 운영을 통해 확보한 기술력과 전문인력을 바탕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음성의 코스메카코리아가 AI와 자동화로 다품종 생산의 효율을 높이고 있다면, 오송의 HP&C는 제약 분야에서 축적한 제조·품질관리 역량을 화장품에 접목하고 있는 셈이다. 생산 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기술과 품질을 경쟁력의 기반으로 삼고 있다는 점은 같다. 유행에 따라 제품 교체 주기가 짧아지고 소비자 취향이 세분화되면서 제조기업이 대응해야 할 주문도 다양해지고 있다.

충북은 이런 제조 기반을 바탕으로 화장품 산업을 키우고 있다. 도내 화장품 제조기업은 225개사로 전국의 약 5.4%를 차지한다. 관련 종사자는 1만764명이며 화장품 수출액은 3억5700만달러로 전국 4위 수준이다. 오송에는 바이오·보건의료 산업 기반도 자리 잡고 있다. 연구개발과 제조, 품질관리 인프라를 연계해 화장품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지역의 강점으로 꼽힌다.

오송화장품뷰티엑스포도 지역 기업의 해외 판로 확대를 지원하기 위한 행사다. 올해 행사에는 250개 기업이 참가하며 39개국에서 해외 바이어 200명을 사전 초청했다. 전시와 상담을 통해 국내 기업과 해외 유통·구매 관계자를 연결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충북도는 화장품 산업을 관광과 연계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신용한 충북도지사는 화장품 산업과 지역 관광을 연결해 방문객이 산업 현장과 지역 자원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산업시설 방문과 체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지역의 화장품 산업을 알리고 관광 수요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신 지사는 "충북은 반도체와 바이오, 이차전지 등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지만 단순 생산기지에 머무는 한계가 있다"며 "바이오·헬스케어를 K뷰티와 연결하고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고기능성 화장품과 신소재 개발을 확대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화장품 제조시설을 단순한 공장이 아니라 K뷰티의 기술과 역사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며 "거대한 갤러리나 캠퍼스처럼 꾸며 외국인 관광객이 직접 찾는 'K뷰티 성지순례 코스'를 조성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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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열린 2025 오송 화장품뷰티산업엑스포를 찾은 방문객들./충청북도
이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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