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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느껴지는 건 불만보다는 아쉬움입니다. 최고가격제로 국내 판매 수익성에 부담을 느끼는 데다 수출 물량까지 관리받고 있어서입니다. 해외 시장이 좋아져도 그 기회를 적극 활용하기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속내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조심스럽습니다. 국민의 기름값 안정을 위해 정부 정책에 협조해야 하는 처지이기 때문이죠.
정부는 지난 3월 최고가격제를 도입하면서 휘발유·경유·등유 수출 물량을 원칙적으로 전년 동월 수준에서 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정유사들이 높은 해외 가격을 좇아 국내 공급을 줄이는 일을 막으려는 취지입니다. 원가 등을 기준으로 국내 판매에서 발생한 손실을 보전할 계획도 세웠습니다. 하지만 이는 수출로 추가 수익을 얻을 기회와는 별개입니다.
이런 가운데 수출액은 크게 늘었습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석유제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68.3% 증가했습니다. 다만 가격과 조업일수의 영향을 받는 금액 기준 통계로, 수출 제한 대상인 휘발유·경유·등유만 집계한 것도 아닙니다. 반면 지난 9월 국내 휘발유·경유 합산 판매량은 전년보다 3.7% 줄었습니다. 산업통상부도 업계의 수출 제한 완화 요청을 언급하며 관리방식 개선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국내 소비가 줄었다고 수출 제한을 곧바로 풀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정부는 10~11월 원유 도입량을 전년 평균 이상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국내 수급이 흔들리면 국민 생활은 물론 산업 현장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도 국내 공급을 우선하되, 업계와 협의해 추가 수출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것이겠죠.
이런 사정을 이해하면서도 업계의 아쉬움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정유산업은 막대한 설비투자가 필요한 수출산업입니다. 국내 공급을 책임지는 동시에 해외 시장에서도 수익을 확보해야 다음 투자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수출 기회가 찾아와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관건은 규제의 존폐보다 운영 방식입니다. 전년 동월 수출실적을 기준으로 삼되 제품별 국내 수요와 재고, 생산 여력을 함께 살펴 추가 수출 여부를 판단하는 겁니다. 이미 예외를 허용하고 있는 만큼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하고 결정도 신속하게 내린다면 기업도 계약과 선적 일정을 세우기 수월할 겁니다.
기름값 안정은 포기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그렇다고 국내 공급을 충실히 지키는 기업의 수출 기회까지 지나치게 좁힐 이유는 없겠죠. 민생 안정과 수출 경쟁력이 서로 발목을 잡지 않도록, 두 가지를 함께 살리는 운영의 묘가 필요한 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