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르포] 핼러윈 인파로 붐빈 이태원…참사 골목엔 추모, 거리엔 경찰특공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1031010011164

글자크기

닫기

정문경 기자

승인 : 2026. 10. 31. 22:14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참사 4주기 이태원, 추모객과 핼러윈 방문객 발길 교차
이태원 3만2000명·홍대 13만명 북적
오후 6시 차량 통제·경찰특공대 장갑차 배치
골목마다 집중 순찰
KakaoTalk_20261031_201728694_23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 마련된 추모 게시판에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추모 메시지가 빼곡히 붙어 있다. /정문경 기자
핼러윈 데이인 31일 오후 4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호텔 옆 골목. 4년 전 10·29 참사가 발생했던 좁은 골목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파란색 벽을 따라 설치된 추모 게시판에는 형형색색의 포스트잇이 빼곡했다. 그중에는 "사랑하는 우리 딸, 늘 보고 싶고 그리워."라는 애틋한 메시지도 눈에 띄었다. 게시판 아래에는 희생자들을 기리는 국화꽃이 놓여 있었다. 시민들은 걸음을 멈추고 추모 메시지를 읽거나 골목을 한동안 바라봤다. 골목을 바라보다 눈물을 훔치는 시민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불과 몇 시간 뒤 이태원의 풍경은 달라졌다. 해가 저물자 핼러윈을 즐기려는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거리로 몰려들었다. 캐릭터 의상을 입은 젊은이부터 가족 단위 방문객까지 삼삼오오 골목을 오갔다.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대구에서 올라왔다는 방문객도 만날 수 있었다. 참사 현장에는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진 반면, 인근 거리에는 핼러윈을 즐기는 인파가 몰리면서 애도와 축제의 분위기가 교차했다.

가족들과 함께 핼러윈 분장을 하고 거리를 찾은 한 방문객은 "아이들도 좋아하고 거리 분위기도 활기찬데 사람이 워낙 많아 계속 조심하고 있다"며 "너무 늦기 전에 돌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KakaoTalk_20261031_201539384_01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가 핼러윈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정문경 기자
KakaoTalk_20261031_201539384_17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가 핼러윈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정문경 기자
이날은 2022년 이태원 참사 이후 처음으로 핼러윈 당일이 토요일과 겹친 날이다. 경찰과 지방자치단체는 지난해보다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일찌감치 안전관리에 나섰다.

오후 6시부터는 이태원로와 보광로 일부 구간의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녹사평역 광장에서 이태원119안전센터까지 이어지는 도로와 이태원역 교차로에서 청화아파트 삼거리까지 차량 진입을 막고 보행 공간을 확보했다.

차량 통제가 이뤄진 도로 한편에는 경찰특공대 장갑차가 배치돼 긴장감을 더했다. 현장에서는 경찰특공대원 6명이 탐지견 2마리와 함께 거리를 순찰하며 주변 상황을 살폈다. 높은 곳에서 인파 흐름을 관찰할 수 있는 고공관측차도 배치됐다. 서울교통공사와 경찰, 용산구청 등 관계기관 역시 현장 상황을 공유하며 만일의 사고에 대비했다.

오후 7시를 넘어서자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는 시민들로 눈에 띄게 붐비기 시작했다. 저녁 식사를 마친 방문객들과 새롭게 거리로 들어서는 인파가 겹치면서 주요 골목의 보행 속도도 느려졌다. 경찰관들은 골목마다 배치돼 시민들의 움직임을 살피며 순찰을 이어갔다.

밤이 깊어질수록 인파는 더욱 늘어났다. 좁은 길을 따라 시민들이 줄지어 이동했고, 거리 중앙에는 마주 오는 사람들의 동선을 분리하기 위한 안전펜스가 길게 설치됐다. 방문객들은 펜스를 사이에 두고 정해진 방향으로 이동했으며, 경찰관들은 골목 입구와 주요 길목에서 인파가 한곳에 쏠리지 않도록 통행을 관리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한 방문객은 "아직 저녁인데도 이렇게 사람이 많으니 밤에는 더 붐빌 것 같다"며 "예전 사고도 생각나서 골목에서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 조금 무섭다"고 우려했다.

KakaoTalk_20261031_201613604_16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와 보광로 일부 구간의 차량 통행이 통제된 가운데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들이 현장 안전관리를 하고 있다. /정문경 기자
KakaoTalk_20261031_201728694_05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와 보광로 일부 구간의 차량 통행이 통제된 가운데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들이 현장 안전관리를 하고 있다. /정문경 기자
이날 오후 10시 기준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이태원 관광특구의 추정 인구는 3만~3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태원 인파는 오후 9시35분 기준 최근 28일간 토요일 같은 시간대 평균보다 205.2% 많았다. 마포구 홍대 관광특구에도 이날 최대 13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젊은 층이 인파의 상당수를 차지했다. 오후 10시 기준 이태원 관광특구의 20대 인구 비중은 50.6%로 절반을 넘었고, 홍대 관광특구 역시 20대가 49.1%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경찰은 이날 이태원 일대에 경찰관 370명을 배치해 인파 관리와 범죄 예방 활동을 벌였다. 형사 7개 팀과 광역예방순찰대 20명, 경찰특공대 10명 등도 투입 대상에 포함됐다. 특히 세계음식문화거리에서 이어지는 경사진 골목 6곳을 주요 위험 구역으로 정하고 집중 관리했다.

현장에 배치된 경찰관 A씨는 "골목마다 경찰관들을 배치해 순찰하고 있다"며 "밤이 깊어질수록 인파가 더 몰릴 수 있는 만큼 시민들이 모두 빠져나갈 때까지 순찰과 안전관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KakaoTalk_20261031_201613604_03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경찰특공대원들이 탐지견과 함께 거리를 순찰하며 안전 점검을 벌이고 있다. /정문경 기자
KakaoTalk_20261031_201613604_24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핼러윈 인파 관리를 위해 차량 통행이 통제된 가운데 경찰특공대 장갑차가 배치돼 있다. /정문경 기자
현장에서는 지능형 폐쇄회로(CC)TV를 활용한 인파 밀집도 점검도 이뤄졌다. 용산구는 세계음식문화거리 일대에 설치된 지능형 CCTV 6대와 해밀톤호텔 옥상에 추가 설치한 카메라 3대 등을 통해 인파 흐름을 살피도록 했다.

경찰은 인파 혼잡도를 4단계로 나눠 대응하고, '매우 혼잡' 단계에서는 세계음식문화거리 양쪽 진입을 제한하거나 경사진 골목에 일방통행을 적용할 방침이다. 서울시도 이태원과 홍대 등 14개 밀집 예상 지역에 총 3271명 규모의 안전관리 인력을 투입하는 계획을 마련했다. 인파 감지 CCTV 361대를 활용해 위험 징후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보행 동선을 추가로 조정하거나 지하철역 출입을 통제하는 방안도 준비했다.

KakaoTalk_20261031_201728694_04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인 해밀톤호텔 옆 골목에서 시민들이 추모 게시판 앞을 지나고 있다. /정문경 기자
정문경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