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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왈 서울시향 대표 “이제는 세계 무대서 실력 입증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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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6. 11. 0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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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프라하의 봄 개막 공연…비유럽권 악단 최초 초청
정기공연 객석 점유율 86% 달성·후원 및 협찬 40% 증가
"전용 공연장·전문 인력 확충해 지속 성장 이룰 것"
정재왈 서울시향 대표이사
정재왈 서울시향 대표이사는 "정식 초청을 받아 유럽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가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과정"이라며 "이제 세계적 오케스트라의 정상급 반열에 다가서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사진=박성일 기자
"올해가 해외 무대에서 서울시향의 존재감을 알리는 단계였다면, 내년은 실력을 입증하는 단계입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사무실에서 만난 정재왈 서울시향 대표이사는 내년 5월 체코 프라하에서 열리는 제82회 프라하 봄 국제 음악 축제 개막 공연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유럽 악단이 중심이 돼온 축제에서 비유럽권 오케스트라가 개막 무대를 맡는 것은 서울시향이 처음이다. 초청 자체의 영광을 넘어 세계 정상급 악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실력을 증명해야 하는 무대다. 연주곡은 체코의 역사와 정체성을 담은 스메타나의 교향시 '나의 조국'. 그는 "특정 민족의 정체성을 담은 음악을 우리만의 해석으로 소화해 보편적인 감동으로 이끌어내야 한다"며 "서울시향의 폭넓은 레퍼토리 소화 능력을 과시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최근 유럽 투어에서 확인한 현지 반응은 자신감의 근거가 됐다. 지난 8월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헤바우 공연에서 관객들은 서울시향을 단순히 아시아의 오케스트라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음악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듯했다고 정 대표는 전했다. 협연자로 함께한 세계적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도 서울시향을 세계적인 명문 악단이라고 공개적으로 평가했다. 정 대표는 "정식 초청을 받아 유럽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가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과정"이라며 "이제 세계적 오케스트라의 정상급 반열에 다가서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했다.

정재왈 서울시향 대표이사
정재왈 서울시향 대표이사. /사진=박성일 기자
2024년 10월 정 대표가 취임한 이후 서울시향은 해외 무대의 외연을 넓히는 동시에 국내 관객 기반과 재정도 다져왔다. 정기공연 객석 점유율은 약 86%로 이전보다 4~5%포인트 높아졌고 후원 및 협찬은 2024년 11억원에서 2025년 15억으로 약 40%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티켓 판매 수익도 약 25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시의 안정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이 든든한 기반이 됐다. 정 대표는 "서울시향은 재정 구조가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큰 도움을 받고 있다"면서도 "지금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향의 활동은 정기공연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정 대표는 올해 시민 대상 공연에 '일상 클래식'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강변음악회와 파크 콘서트, 뮤지엄 콘서트, 퇴근길 콘서트, 우리동네 음악회 등 약 100회에 이르는 공연을 추진했다. 시민이 생활 반경 안에서 클래식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도록 접점을 넓히기 위해서다. 그는 이러한 공연을 서울 곳곳에 클래식의 흐름을 만드는 '모세혈관'에 비유했다. "현장에 가보면 시민들이 클래식을 어렵게만 느끼는 단계를 지나 즐기는 문화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재왈 서울시향 대표이사
정재왈 서울시향 대표이사. /사진=박성일 기자
2027년 시즌의 주제는 '자유'다. 서울시향은 베토벤 서거 200주년을 맞아 주요 작품을 조명하고 유일한 오페라 '피델리오'를 연주회 형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서울시향 정기공연에서 작곡가 신동훈의 피아노 협주곡을 아시아 초연한다. 서울시향은 한국 작곡가의 음악적 가능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신동훈을 '2027 올해의 음악가'로 선정했다.

서울시향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려면 예술적 성취를 뒷받침할 기반을 갖추는 일이 중요하다. 세계 음악계와 교류하고 한국 오케스트라의 구심점 역할을 할 전용 공연장과 교육 공간, 전문 지원 인력 확충이 과제로 남아 있다. 정 대표는 "오케스트라 경영은 서로 다른 악기들이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지휘와 같다"며 단원과 직원, 서울시와 의회, 국내외 예술가를 연결해 예술적 성취를 이끄는 것이 대표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눈앞의 성과에 그치지 않고 조직의 기반을 탄탄히 다져 국내외 무대에서의 성과를 지속적인 성장으로 이어가는 것, 그가 그리는 서울시향의 미래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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