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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파 훔친 즉석밥 2만1000원어치”…경찰, 처벌 대신 생필품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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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승인 : 2026. 11. 03.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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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경미범죄 심사 우수사례 9건 선정…생계형 범죄에 선도·복지 연계
올해 9월까지 심사위 회부 1만3425건…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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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박성일 기자
생계가 어려워 즉석밥을 훔친 피의자에게 경찰이 형사처벌 부담을 덜어주는 절차를 밟는 동시에 생필품을 지원하는 등 경미범죄에 대한 선도 중심의 법 집행을 확대하고 있다.

경찰청은 올해 3분기 전국 경미범죄 심사위원회 심사 사례 가운데 범행 경위와 피의자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감경 처분하고 사회 복귀를 지원한 우수사례 9건을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2만1000원 상당의 즉석밥을 훔친 피의자가 실직과 파산 신청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피해가 회복됐고 피해자도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경미범죄 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즉결심판을 청구했다. 해당 피의자는 최종 선고유예 처분을 받았다.

경찰은 처분에 그치지 않고 피의자를 보건복지부의 '그냥드림' 사업과 연계해 생필품을 지원했다. 범행에 대한 법적 책임을 판단하는 동시에 재범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생계 문제를 해소하도록 지원한 것이다.

전남 나주경찰서는 청소년수련관 창고에 무단으로 들어가 머물다가 건조물침입 혐의로 신고된 피의자를 훈방 조치했다. 피의자에게 발달장애가 있고 유일한 보호자인 아버지가 암 4기 진단을 받아 정상적인 보호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했다. 피해자 역시 처벌을 원하지 않았다.

경찰은 경미범죄 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훈방 처분하는 한편, 전남발달장애인지원센터의 지원사업과 연계해 주간보호서비스 등 필요한 복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마트에서 빨랫비누 등 1만1500원 상당의 생필품을 훔친 고령의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해 즉결심판을 청구했다. 피해자가 합의금 100만원을 요구해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피의자가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깊이 반성하는 점과 경제적 형편 등을 참작했다. 피의자는 최종 벌금 10만원을 선고받았다.

경찰청은 경미한 형사사건으로 인한 전과자 양산을 방지하고 피의자의 조속한 사회 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경미범죄 심사위원회 제도를 활성화하고 있다. 특히 제도를 적극 활용한 수사관에 대한 포상을 확대하는 등 현장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실제 올해 9월 기준 전국 경미범죄 심사위원회 회부 건수는 1만342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63% 증가했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앞으로도 법과 원칙을 지키면서 처벌보다 선도와 지원이 필요한 경미범죄에 대해서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따뜻한 법 집행을 구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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