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 출항한 마도 6호선 흔적도 첫 발견…고려 조운 체계 복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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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태안 마도 해역 수중 발굴 조사에서 고려시대 난파선인 '마도 5호선'의 실체를 확인하고, 인근에서 새로운 난파선 '마도 6호선'의 매장 흔적도 발견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마도 5호선에서 나온 목간 26점이다. 지난해 청자 다발과 선체 조각 등이 발견되면서 난파선의 존재 가능성이 제기됐고, 올해 본격적인 발굴을 통해 닻돌과 원통목, 밧줄, 볏섬, 청동호 등 유물 54점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목간은 선박의 운송 시기와 출발지, 목적지를 밝혀주는 핵심 자료다.
목간에는 '정묘년'(丁卯年)과 '정묘 12월'(丁卯十二月)이라는 기록이 남아 있다. 함께 출토된 유기물의 방사성탄소연대 측정 결과와 청자의 제작 시기를 종합하면 정묘년은 1207년으로 추정된다. 화물을 모은 시점은 한겨울인 12월이지만, 당시 기후 여건상 겨울철 항해가 어려웠던 만큼 실제 출항은 이듬해인 1208년 봄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목간에 기록된 화물 발송지는 영암군(靈巖郡)과 안로현(安老縣)이다. 현재 전남 영암읍과 영암군 금정면 일대에 해당한다. 목적지는 고려의 수도 개경을 뜻하는 '경'(京)으로 적혀 있다. 지방에서 거둔 세곡과 물자를 수도로 운송하던 조운선의 성격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마도 5호선은 2009년 발굴된 마도 1호선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마도 1호선 역시 1207년 화물을 모아 이듬해 개경으로 향하다 침몰한 선박으로, 해남의 죽산현과 나주의 회진현, 장흥의 수령현, 영암의 안로현 등 전라도 서남부 지역에서 화물을 실었다. 두 선박은 발견 지점이 약 250m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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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선체 구조에서는 차이가 확인됐다. 마도 5호선의 외판은 마도 1호선과 두께와 형태가 달랐다. 연구소는 두 선박이 동일한 배가 아니라 전라도 서남부 지역의 화물을 나눠 싣고 개경으로 향한 같은 선단의 배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1208년 봄 태안 마도 해역에서 악천후를 만나 함께 침몰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조사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성과는 마도 6호선의 흔적이다. 음파를 활용한 해저 지층 탐사에서 이상체가 확인된 지점을 조사한 결과, 마도 2호선 동쪽 약 100m 지점에서 고려시대 유물 20여 점이 발견됐다. 청자 유병과 도기 정병, 목간, 볏섬, 화물 받침목 등이다.
이 가운데 '사주호장목량'(泗州戶長睦亮)이라고 적힌 목간이 주목된다. 경상도 사주 지역의 호장 목량이 화물을 보냈다는 내용이다. 또 다른 목간에는 현재 경남 진주시 반성면 일대인 반성 지역의 인물 이름과 화물 기록이 남아 있다. 사주는 현재 경남 사천시로, 고려시대 세곡을 보관하던 13개 조창 가운데 하나인 통양창이 있던 곳이다.
아직 마도 6호선의 선체가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목간을 통해 경상도에서 출항한 선박의 존재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 고려시대 조운선 연구가 전라도 지역의 운송 경로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이번 발견은 경상도까지 연구 범위를 넓힐 수 있는 단서다.
고려시대 조운 제도는 지방에서 거둔 세곡을 조창에 모은 뒤 선박으로 수도까지 운송하는 국가 물류 체계였다. 그러나 관련 문헌 기록이 제한적이어서 실제 운송 경로와 선박 운용 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선박에 실린 화물과 목간이 함께 발견된 이번 조사 결과는 당시 해상 물류의 실상을 보여주는 실증 자료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2027년에도 마도 5호선 해역의 발굴을 이어가는 한편, 경상도 사천에서 출항한 것으로 추정되는 마도 6호선의 정밀 조사에 집중할 계획이다. 800여 년 전 바닷속에 잠긴 난파선들이 고려의 조운 체계와 해양 교류사를 복원할 새로운 단서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