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김정일 유언 공개 “중국 믿지 말라…핵 개발은 계속”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624986

글자크기

닫기

신경희 기자

승인 : 2012. 04. 13. 16:39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전모습 /사진=통일부
[아시아투데이=신경희 기자]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 이전에 작성됐다고 주장하는 유언(유훈) 내용이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대북정보매체인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대표 이윤걸)는 12일 오후 서울 리버사이트호텔에서 열린 '김정일 위원장이 남긴 유서내용 해석과 김정은 체제의 구조 변화 가능성에 대한' 세미나에서 모두 28개 항목으로 된 유서 내용을 공개했다.

이 대표가 밝힌 유서의 핵심은 △유언집행은 김경희가 한다 △유서 내용을 읽는 순간부터 1년내에 김정은을 최고 직책에 세운다 △김정은에 부정적 견해와 현상은 가차없이 처리 등 후계 구도를 당부하는 내용이다.

체제 옹위를 위한 구체적 지시사항도 담겼다. 유서는 △김정은을 당적으로는 김경희, 장성택, 최룡해, 김경옥 군사적으로는 김정각, 리영호, 김격식, 김명국, 현철해 경제적으로는 최영림, 김창룡, 서원철, 김영호가 보좌 △종파를 주의할 것 △삼천리금고와 216호 자금을 김정은에게 이관할 것, 모든 자금은 김경희가 관리하라고 적시했다.

또 △6자회담 이용해 핵 선전, 핵보유를 전세계에 공식화 △조국 통일은 가문의 종국적 목표 △남한보다 사상적으로 철저한 우위를 차지하며 군사적으로 제압한 상태에서 통일문제 해결 △남조선과 손을 잡고 발전, 우리에게 남조선 경제발전은 큰 기회, 민족단합을 통한 강성대국 건설 △중국은 현재 우리와 가장 가깝지만 가장 경계해야하는 국가라는 전략 구상도 담았다. 이외 △전기 문제 해결 원전 3개 건설 △(장남인) 김정남을 배려하라 등 내용도 눈길을 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권력 승계 과정을 볼 때 상당히 유사한 점이 있고 신빙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 위원은 "유서를 분석해 보면 우리는 장성택이 2인자 라고 하지만 사실상 김경희가 2인자로 보인다"며 "지난 11일에 개최된 제4차 당대표자회에서 김경희가 당중앙위원회 비서직에 선출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김정일은 유서에서 김정은을 당적으로 보좌할 인물로 최룡해와 김경옥을 지목했다"며 "최룡해는 지난 7일 당중앙군사위원회와 국방위원회 공동 결정으로 차수 계급으로 승진하고, 북한군 3대 상설조직 중 가장 중요한 인민군 총정치국장직에도 임명돼 급부상했다"고 설명했다.

군사적으로 보좌 임무를 맡은 김정각에 대해서는 "당대표자회 개최 전 인민무력부장직에 임명됐다"며 "(유서대로) 군사행정과 군사외교를 통해 김정은을 보좌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은 "유서에 등장하지 않은 김영춘은 김정일의 측근이었음에도 최근 김정은을 보좌하는 역할을 부여받지 못했다"며 "김영춘은 최근 유명무실화된 당중앙위원회 군사부장을 맡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판단했다.

김정일은 동맹국인 중국에 대해서도 조심해야 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유서에서 김정일은 "중국은 현재 우리와 가장 가까운 국가이지만 앞으로 가장 경계해야 할 국가도 될 수 있는 나라"라며 "역사적으로 우리나라를 가장 힘들게 했던 나라가 바로 중국"이라고 언급했다.

정성장 박사는 "북한이 정치 군사적으로는 가까운 사이를 유지하고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남한이 더 가깝다"며 "김정일은 중국의 협력이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금이 안되면 후에라도 남조선과 손을 잡고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흥미로운 유서내용도 확인됐다.

김진무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김정일이 남조선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유언도 남겼다"며 "그러나 김정일이 단순히 남한을 동반자라고 봤다기 보다는 전략적인 관계에서 이용하라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김 위원은 "손을 잡고 발전해야 한다는 유서 앞에는 군사적으로 제압한 상태에서 통일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이 나온다"며 "김정일은 북한이 남한에게 의존적이라는 것을 인정했을 가능성이 높고 그런 과정에서 대남도발은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피력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이번 유서 내용을 '어떻게 북한을 다스릴 것이냐', '정책방향은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두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당적으로 김정은을 보좌하라고 지시한 사람은 대부분 친인척"이며 "이 친인척을 친위 하는 세력은 결국 빨치산"이라고 분석했다.

김일성과 빨치산 활동을 같이한 최현의 아들, 최룡해의 역할 부상이 그것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빨치산 출신의 최룡해의 부상은 결국 선군정치를 의미하며 이는 곧 김정일의 유훈 정치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신경희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