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객정보 유출 재발방지 대책 '반쪽짜리' 비판
정부가 22일 발표한 '금융회사 고객정보 유출 재발방지 대책'에는 피해를 입은 고객에 대한 보상 대책은 없었다. 또 금융회사의 정보 활용에 대한 정부의 정책 기조도 바뀌면서 금융사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번 대책이 '반쪽짜리'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 2개월만에 입장 바뀐 금융당국
정부는 고객정보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지주사의 계열사들이 그룹 내에서 공유하는 고객정보 활용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경우에 따라 1인당 20건의 정보가 유출되고, 이 와중에 카드사를 계열사로 둔 KB금융그룹에선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정보가 함께 유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27일 내놓은 '금융업 경쟁력 강화 방안(금융 비전)'에서 금융권의 '빅 데이터' 활용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금융위는 당시 "금융사·신용정보사에 축적된 정보를 집중·융합해 새로운 정보를 발굴해내도록 정보의 가공·활용을 촉진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 마디로 금융회사들이 보유한 정보의 양을 늘리고, 이를 널리 공유해 금융산업의 새로운 먹을거리를 만들겠다는 취지였다.
2개월 전만 해도 '산업 발전'에 초점을 맞춘 대책이 최근 사태를 계기로 '산업 규제'로 돌아선 셈이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금융산업 발전과 금융감독·규제 기능을 모두 쥔 금융위의 태생적 모순 때문에 이상한 모양새가 됐다"고 꼬집었다.
이번 대책이 재발 방지에 너무나 집중한 탓에 금융회사의 영업을 지나치게 옥죄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꼭 필요한 정보로만 수집·보관 대상을 한정해 부수 거래 확대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 피해자 보상 대책은 없었다
이번 대책에서 가장 이목이 집중됐던 대목 중 하나가 피해자 보상 방안이다. 그동안 고객 정보가 유출되더라도 피해자들이 집단소송을 제기하지 않는 한 피해 보상을 받을 길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대책에서는 피해자 보상 대책안이 나오지 않았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카드 부정사용에 따른 고객피해가 발생하면 무조건 카드사에서 전액 보상토록 하겠다"고 밝힌게 전부다.
금융당국은 현재까지 이번 카드사의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2차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신 위원장이 밝힌 '카드 부정사용에 따른 고객피해'도 현재까지는 발생하지 않았다.
해외 선진국들은 개인정보가 유출될 경우 피해자들의 집단소송을 지원하거나 피해자와 해당 업체 간 중재를 유도하기도 한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당연히 해야 할 것을 취합해 발표한 알맹이 없는 땜질식 처방"이라며 "유출된 카드 정보와 관련 모든 카드를 재발급하고 회비면제, 수수료 및 이자 감면 등 실질적인 피해보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 송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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