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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빗나간 서방의 ‘오리엔탈리즘’

[기자의눈] 빗나간 서방의 ‘오리엔탈리즘’

기사승인 2014. 04. 2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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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임지연 기자
서방 언론의 ‘오리엔탈리즘’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세월호 침몰 8일째 접어든 22일, 수많은 희생자를 낳은 이번 사고는 온 국민을 슬픔에 몰아넣은 채 수습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CNN, 월스트리트저널 등 서방 언론들은 ‘상명하복식’ 한국 문화가 이번 사고를 크게 키웠다고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이들은 사고 당일인 지난 16일 많은 탑승자들이 위급 상황에서 ‘선체 내부에서 대기하라’는 선장의 안내방송에만 의지한 채 급히 대피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 이것이 대규모 희생자를 낳은 근본 원인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이 문화는 윗 사람 말이라면 무조건적으로 복종하는 한국인의 특성에 기인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서방의 시각은 일면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이번 사고의 본질은 리더인 선장, 선원들의 무책임함과 올바르지 못한 판단에 있을 뿐 안내 방송에 따른 희생자들의 탓이 아니기에 서방 언론의 시각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모든 사고를 한국인에 내재한 특성 탓으로 돌리는 서방 언론의 행태는 오래된 ‘오리엔탈리즘’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은 또한 이번 사고에서 드러난 단면만 보고 섣부른 판단을 내리는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며 사고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만일 사고 당시 선장과 선원이 리더로서의 책임을 가지고 탑승객의 안전을 우선하는 판단을 내렸다면, 선체 내부에 대기한 탑승객들의 ‘질서정연함’은 분명 서로가 서로를 구조하는데 큰 몫을 했을 것이다.

상명하복식 문화를 가진 한국인의 특성 탓에 대피하지 못하고 수많은 탑승객이 희생됐다는 서방 언론의 시각은 자신들이 가진 ‘오리엔탈리즘’을 재확인하고자 하는 빗나간 우월주의에 다름없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백인 우월주의, 서방 우월주의를 확인하려하는 서방 언론의 행태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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