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바이 코리아’… 외국 자본 ‘부동산 쇼핑’러시

‘바이 코리아’… 외국 자본 ‘부동산 쇼핑’러시

기사승인 2015. 01. 28. 17:43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자금력 등 앞세워 빌딩 매입 이어 건설사·임대주택로 확대
최근 외국계 자본의 국내 부동산 및 건설업계 사냥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유럽 등 선진국 자본은 물론 중동·중국 등 신흥국까지 공격적인 ‘바이 코리아’(Buy Korea)에 나서고 있다. 대상도 오피스빌딩에서 주택, 물류센터에서 최근에는 토지, 건설회사, 주택임대관리까지 확대되고 있다.

국내 부동산시장에 대한 외국 자본의 투자 확대는 높은 성장성 때문이다. 예컨대 서울 도심빌딩의 임대수익률은 연 4∼5% 수준으로 일본의 3%보다 높고, 중국 등 신흥시장과 비교해 수익성도 안정적이다. 관련 업계는 자금력과 노하우를 앞세운 외국 자본의 국내 부동산시장 장악을 우려하고 있다.

28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외국 자본은 오피스텔빌딩 등 국내 수익형 부동산 투자의 큰 손으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아제르바이잔 국영석유기금(SOFAZ)이 서울 중구 을지로 ‘파인애비뉴 오피스빌딩 A동’을 4억4700만 달러(약 4775억 원)에 사들였고 6월에는 미국 사모펀드 KKR와 홍콩 투자회사 림어드바이저가 서울 광화문 빌딩 ‘더케이트윈타워’를 5066억원에 사들였다.

아부다비투자청(DIA)은 8월 서울 중구 퇴계로 오피스빌딩 ‘스테이트타워 남산’을 5300억원에 매입했고, 7월 서울 동자동 ‘동자8구역 프로젝트’에 홍콩계 사모펀드인 거캐피탈파트너스가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도이치자산운용도 같은 해 10월 3500억원에 ‘올리브타워’를 샀다. 지난해 해외 국부 펀드를 비롯한 외국 자금의 국내 오피스 매입 규모는 전체 거래의 30%를 넘어섰다.

정혜진 교보리얼코 선임연구위원은 “외국인들은 연 5% 안밖의 임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오피스를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매력적인 ‘안전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류센터 등에 대한 외국 자본 투자도 늘고 있다. 싱가포르 양대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과 테마섹은 2010년 이후 국내에서만 18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사들였다. 투자 금액은 1조원이 넘는다. 최근엔 준공도 안된 물류센터를 사들이거나 직접 개발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투자 지역도 국내 물류 핵심 물류거점이 수도권이 대부분이다. 지난해에도 GIC는 경기 이천 덕평리에 신축 중인 덕평물류센터를 1500억원대에 매입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작년 말 분양한 경기 부천 오정물류단지 부지도 싱가포르 자본에 팔렸다.

외국 자본의 부동산 시장 공습은 건설사 인수로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두바이투자청(ICD)은 시공능력평가 19위인 쌍용건설 인수를 추진 중이다. 두바이투자청은 아부다비투자청에 이은 아랍에미리트(UAE)의 2대 투자자다. 쌍용건설을 인수해 해외 고급건축물과 인프라 분야의 경쟁력을 키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바이투자청이 쌍용건설 인수를 마무리할 경우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지분 인수에 이어 오일머니가 한국 기업을 인수해 경영에 참여한 세 번째 사례가 된다.

주택임대관리업 등 새로운 블루오션(유망 신흥 분야)을 겨냥한 외국 자본의 공세도 시작됐다. 레오팔레스21, 다이와리빙 등 일본계 주택임대관리 회사는 KT 등 국내 업체들과 합작사를 만들거나 독자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가 연간 4000억원 규모의 LH 임대주택 관리업을 개방키로 결정하는 등 국내 부동산 시장 구조가 전세에서 월세 위주의 ‘임대시장’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주택관리업이 이미 보편화돼 임대주택의 85% 정도가 위탁관리를 하고 있다.

외국 자본은 국내 대형 개발 프로젝트에도 손을 뻗고 있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뤼디(綠地)그룹은 최근 서울시에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랜드마크 개발 사업 투자 의향서를 제출했다. 상암DMC 랜드마크 사업은 3조원 이상을 투자해 DMC 중심부 3만 7262㎡ 부지에 숙박·문화·집회·업무시설로 사용할 초고층 빌딩을 짓는 대형 프로젝트다.

중국 자본의 국내 부동산 구입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청에 따르면 중국인 소유 토지는 2009년 1만9702㎡에서 지난해 6월 기준으로 592만2327㎡로 늘었다. 2009년 1%에 불과했던 외국인 소유 토지 가운데 중국인 비중은 지난해 43%로 증가했다.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상무는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저렴한 부동산 가격과 안정된 경제 상황 그리고 정부의 부동산 시장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당분간 외국 자본의 투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