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취재뒷담화] 이완구 사의표명날, 검색어 1위 ‘정홍원’ 차지…웃픈 이유는?

[취재뒷담화] 이완구 사의표명날, 검색어 1위 ‘정홍원’ 차지…웃픈 이유는?

기사승인 2015. 04. 21. 12:41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총리직 관련 인사 5명 모두 수난사, 정홍원 총리만 임기마쳐…박근혜정부 ‘블랙코미디’
201504151427_61110009339018_1
‘성완종 리스트’ 논란으로 이완구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불멸의 총리’ 정홍원 전 총리가 다시 회자되고 있다.
21일 간밤 자정(12시)께 ‘이완구 국무총리 사의표명’이라는 뉴스 속보가 떴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자정께 이뤄진 사의표명은 시기 측면에서 전격적이었다.

20일 오전에만 해도 이 총리가 중남미를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 귀국 전까지는 총리직을 유지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사의표명 속보가 나간 후 국무총리실은 12시 52분께 기자들에게 ‘긴급 공지사항’이라는 제목의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 총리의 사의표명 사실을 공식적으로 전했다.

이러한 과정 동안 ‘청와대, 이완구 총리의 사의표명 사실이 맞다’, ‘박 대통령이 귀국 후 사의를 수용할 방침이다’ 등의 후속 속보들이 이어졌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속보 제목이 ‘이완구 총리 사의표명’으로 나갔음에도 새벽까지 네이버 등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한 것은 ‘정홍원’ 이었다.

대다수 언론들이 이 총리의 사의표명을 제목으로 잡고 보도하는 상황에서 정홍원 전 총리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었다. 정 전 총리와 관련된 상당수 보도는 오랜 시간 전에 작성된 것들뿐이었다.

그런데도 ‘정홍원’이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한 것은 박근혜정부 내내 이어져 온 ‘총리 수난사’, 그리고 그로 인해 국민들이 느끼는 ‘정치적 피로감’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보인다.

초대 총리로 지명됐던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은 아들의 병역 문제와 부동산 투기 의혹에 지명 5일 만에 후보직을 내려놨다. 이어 정 전 총리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박근혜정부 초대 총리로 취임했으나 세월호 참사 이후 ‘책임을 지겠다’며 수차례 사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후임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안대희 전 대법관은 전관예우 논란,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은 역사인식 문제 등으로 결국 낙마했고 정 전 총리는 ‘시한부 총리’ 논란에도 2년의 임기를 지냈다. 이 총리의 경우 2월 17일 취임 후 사의표명 시점까지 재임기간은 64일로 사실상 역대 최단명 총리로 기록될 전망이다.

결국 박근혜정부 총리직과 관련된 5명 인사들 중 어느 한명도 순탄한 길을 걷지 못했다는 사실은 국민들이 총리직에 느끼는 정치적 피로감을 극도에 달하게 했다.

그나마 정홍원 전 총리 1명만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소모적 논란을 자초하지 않고 제대로 임기를 마쳤다는 것, 그리고 앞으로 지명될 총리 후보자도 이 같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는 국민적 기대감이 정 전 총리를 실시간 검색어 1위로 만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실제로 총리직에 재임하기를 바라는 것과는 거리가 멀고 그럴 가능성도 없다.

현재 각종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불멸의 정홍원’ ‘빽투더 총리’ ‘총리 오브 투모로우’ ‘정홍원 리턴즈’ ‘뫼비우스 총리’ ‘종신·정규직 총리’, 이 총리를 심폐소생술하는 정 전 총리의 모습 등 그와 관련한 각종 패러디물이 쏟아지고 있다.

이는 박근혜정부 민낯이 드러난 ‘블랙코미디’다. 요즘 말로 표현하면 웃기고도 슬픈 ‘웃픈’ 상황이다.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웃고 넘기는 이 패러디물들 속에 결코 웃어넘겨서는 안 되는 국민들의 냉엄한 비판과 분노가 담겨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