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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간 이어지고 있는 아르헨티나 어머니회 집회

38년간 이어지고 있는 아르헨티나 어머니회 집회

기사승인 2015. 05. 2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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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 비델라 희생자 가족, 정부 보상거부하고 부에노스아이레스 광장서 집회
"생명, 금전과 바꿀 수 없다"
영국 ‘가디언’ 등은 지난달 29일 프란체스코 교황이 아르헨티나의 군사독재 시절 바티칸 기록물을 공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군사독재에 협력했다는 비판에 가톨릭교회가 스스로 진상규명에 나선 것이다. 프란체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출신이다.

호르헤 라파엘 비델라 전 대통령은 1976년 3월 좌익세력의 폭력적 위협이 심각하다며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그는 1976년부터 1983년까지 경제적 위기를 극복하겠다며 국가재건을 전면에 내세운다. 그리고 340여개의 비밀수용소를 두고 군·경찰과 같은 국가기관과 ‘아르헨티나 반공동맹’이 불순분자라고 지목한 반대인사와 민주화 요구 시민들을 납치·고문·구금·체포·사형하는 폭압정치를 했다.

약물을 주입한 후 비행기에 떨어뜨리는 ‘죽음의 비행’을 통해 죽이고도 했다고 한다. 수용소에 끌려간 임산부는 출산일까지 감시하다가 출산 후에 총살하기도 했다. 임산부에게서 갓 태어난 아기를 총살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아기 중 일부는 ‘좌익환경에서 보호한다’며 그 부모를 죽인 경찰이나 군 간부에게 입양시키기도 했다.

이후 아르헨티나에 민간정부가 들어선 1984년 대통령 직속으로 ‘실종자 진상규명 국가위원회’ 구성돼 비델라 통치시절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지만 조사기간과 예산의 제약, 적대적 증인소환․증언강제 권한 부재, 조사에 필수적인 문서의 입수·보관의 어려움, 특정기관과 장소 방문제약 등으로 아직까지도 정확한 진상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실종자 진상조사 국가위원회’가 제출한 보고서 ‘눈까 마스(Nunca Mas)’에 따르면 실종자는 최소 8960명에 이른다. 실종자의 86%는 35세 이하의 청년들이고 30%가 여성이었다. 여성 중 10%는 임신 중이었다. 지방판사를 포함해 100여명의 변호사와 군 장교 자녀까지 희생자에 포함됐다.

인권단체의 비공식적인 문건에 따르면 강제실종 3만명, 강제 입양 500명, 정치범 1만명, 정치적 망명자 30만명에 이른다.

자식들의 행방을 묻는 어머니들의 물음에 정부는 “아는 바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다가 부에노스아이레스 외곽의 그랑부르 공원에서 400여구의 유골들이 발견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1991년 희생자 가족들에게 막대한 보상금을 제안했지만 대부분 거절했다. ‘5월광장어머니회’는 “우리는 어떠한 금전보상도 거부한다. 생명은 생명 그 자체로 가치가 있지 어떠한 금전으로도 바꿀 수 없다”고 했다.

어머니회는 수많은 사람들이 실종되고 살해되는 더러운 전쟁이 진행되던 1977년 5월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3시부터 부에노스아이레스 마요광장을 도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비델라 전 대통령이 2013년 5월 옥중에서 사망했지만 어머니회의 집회를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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