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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아버지의 의중만 강조한 신동주의 ‘언론플레이’

[취재뒷담화] 아버지의 의중만 강조한 신동주의 ‘언론플레이’

기사승인 2015. 08. 0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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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계속되고 있는 롯데가(家) ‘형제싸움’에 한국이 시끄럽습니다. 지난달 29일 한국에 입국한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30일부터 매일 하루에 하나씩 언론을 통해 자신의 정당성을 입증하고자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친필 서명 해임지시서와 육성 녹음, 영상까지 공개하며 동생을 향해 칼끝을 겨눴습니다. 하지만 그가 기대했던 효과와 달리 지나친 ‘언론플레이’가 되레 독으로 작용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30일 신 총괄회장의 친필 서명이 담긴 해임지시서 등을 공개할 때만해도 신 총괄회장의 의중이 확실히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공개된 터라 모두가 주목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신 총괄회장의 의중이 어느 정도 드러났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수위를 더해가며 육성 녹음에 영상까지 공개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롯데그룹의 치부만 드러냈습니다. 일본어로 진행된 인터뷰로 롯데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낳았고,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인 오너의 의견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인사에 족벌경영의 폐해만 낱낱이 드러내며 누구의 ‘득’도 없는 ‘실’만 가져다 준 모습이었습니다.

또 확실한 카드로 생각했던 아버지 신 총괄회장의 대국민 사과 영상은 건강상태마저 의심하는 꼴만 더 양산했습니다. 신 총괄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를 ‘한국 롯데홀딩스’로 잘못 말하는가 하면 4년 전인 2011년 이미 한국롯데그룹 회장에 선임된 신동빈 회장을 한국 롯데그룹 회장으로 임명한 적이 없다는 등 비논리적인 모습도 드러내면서 건강이상설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으로 온 신 전 부회장은 아버지 신 총괄회장의 의중 말고는 경영인으로서 본연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을 모두 경영해야 하는 기업이 가져야 할 비전 등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었습니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모르는 그에게 이질감을 가지고 있는 국민이 그의 쿠데타를 한국기업을 뺏으러온 ‘왜군의 침략’으로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그룹은 어느 특정 한 사람의 소유가 아닙니다. 그 아래 수십만명의 고용인들이 자신의 생계를 걸고 일하고 있습니다. 그의 쿠데타가 설령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고용인들의 지지를 얻지 못한 채 힘으로 장악한 인사에 누가 따를 수 있을까요.

진흙탕 싸움이 아닌 정정당당 실력으로 겨루는 아름다운 경쟁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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