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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서 여권위조조직 실체 밝혀져...300만원이면 ‘트리플A급’ 위조여권 택배로 국제배송, IS와 연관 가능성?

태국서 여권위조조직 실체 밝혀져...300만원이면 ‘트리플A급’ 위조여권 택배로 국제배송, IS와 연관 가능성?

기사승인 2016. 07. 3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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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타이PBS뉴스 캡쳐
태국에서 국제적 여권위조조직 ‘닥터스’(Doctors·의사들)의 핵심인물들이 체포되면서 범죄조직의 진상이 밝혀졌다.

3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5년간의 추적 끝에 지난주 ‘닥터스’ 조직을 모두 해체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 조직은 불과 2~3000 달러(약 223~335 만원)의 돈을 받고 ‘트리플A급’의 위조 여권을 제작해 국제 인신매매조직 등에 공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까지 조직원 9명이 체포됐다. 특히 지난 2월, 조직의 핵심 인물인 이란인 하미드 레자 재퍼리(48)가 체포되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경찰은 ‘닥터스’의 본거지로 추정되던 방콕 교외의 한 주택을 급습해 그를 체포했다. ‘닥터스’라는 조직의 이름은 과거 이란에서 간호사 생활을 했던 재퍼리의 행적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173개의 위조여권을 압수했다. 여권들은 프랑스, 이스라엘, 뉴질랜드, 이란, 시리아 등 국적도 다양했다. 또한 전자여권에 포함되는 칩 캐시와 비자 스탬프, 특수 잉크와 프린터 등도 발견됐다.

재퍼리는 자신의 범행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위조여권을 주문제작방식으로 만들었으며, DHL과 페덱스 등 국제택배를 통해 클라이언트에게 배송했다고 밝혔다. 주로 남아시아와 중동 고객들을 대상으로 했으며 이중에는 유럽으로 가고자 하는 시리아 난민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어떻게 고객으로부터 돈을 수취했는지, 받은 돈은 어디로 보내졌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는 지난 5월 23년형을 받고 수감 중이다.

태국 경찰 당국은 재퍼리의 조직이 인신매매 조직에 위조여권을 납품했다고 밝혔다. 또한 스리랑카 반군 테러단체인 ‘타밀엘람해방호랑이’(LTTE)의 탈주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이민국 경찰 지휘관인 나타손 프루순톤 중장은 “마치 일반 기업 같이 브로커와 고객서비스 담당자까지 갖추고 있었다. ‘닥터스’는 최정상에 위치한 조직이지만 매우 은밀하게 활동해 잘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체포된 일당 중에는 이란인과 파키스탄인 위조 기술자들이 다수 포함돼 일각에서는 여권위조조직이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의 손에 넘어간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태국 경찰은 ‘닥터스’ 조직원 중 한 명에 대해 프랑스에 범죄인 인도 요청을 한 상태다. 이 조직원은 아직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한 테러단체와 연관된 혐의로 수배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은 자신의 정체를 감추고 타인으로 위장하고자 하는 범죄자들의 온상지가 되고 있다. 태국은 수많은 나라와 무비자 협정을 맺고 있어 접근이 쉬운데다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과 접한 국경선이 워낙 길어 당국의 감시를 피해 몰래 탈주하기가 용의하기 때문이다. 태국을 통해 국제범죄조직들은 보석, 무기, 마약, 희귀 야생동물에서부터 인신매매를 위해 납치한 사람들까지 온갖 것을 빼돌리고 있다.

태국 경찰 시스템의 허점도 밝혀졌다. 태국 경찰은 인터폴에 등록된 도난·분실 여권 리스트를 크로스체크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경지역 공무원들이 도난·분실 여권 수천만 부가 등록된 이 인터폴 데이터베이스만 확인했어도 “즉각 알아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인터폴 태국지부장인 아피차트 수리부냐 소장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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