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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00만 명 촛불집회, 평화적 시위문화 모범 보여줬다

[사설]100만 명 촛불집회, 평화적 시위문화 모범 보여줬다

기사승인 2016. 11. 13.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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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사태를 규탄하는 광화문 광장 집회에 2000년대 들어 가장 많은 100여만 명이 몰려들었지만 경찰과의 큰 충돌도 없었고, 부상자도 없었다. 집회를 앞두고 충돌을 우려하는 소리가 많았는데 천만다행으로 불상사가 없었다. 시위 주체측은 평화로운 시위를 약속했고, 실제로 시위는 평화롭게 끝났다. 이번 집회는 시위 문화의 모범을 보인 것으로 평가 받을 만하다. 사람이 많이 모인 것도 신기록이지만 큰 충돌이 없던 것은 더 귀한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이날 시위는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에 초점이 맞춰졌는데 경찰 추산 참가 인원만 26만 명이나 됐다. 서울 광장을 메운 후 종로 을지로 등을 통해 청와대까지 행진한다는 계획이었으나 경찰의 차벽을 뚫지는 못했다. 하지만 100여만 명이 운집한 초대형 집회가 큰 불상사 없이 끝난 것은 주체 측이나 참가자, 경찰이 모두 노력한 덕분이다. 과거의 시위를 돌아볼 때 폭력사태가 벌어지지 않은 것은 말 그대로 '기적' 같은 일이다. 


시위가 평화롭게 끝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참가자들이 폭력적 행동을 자제했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은 질서의식을 발휘, 법원이 허가한 경로로 진행했고 청소를 하기도 했다. 경찰도 시위대를 자극하지 않았다. 청와대 앞 내자동 로터리까지 시위를 허용했고, 진압 장비를 전면에 배치하지 않았다. 진압보다 길 안내 등에 힘을 쏟았다. 주최 측도 사고가 나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시위 현장의 모든 사람들이 서로 조심했다는 얘기다.  


우리의 시위 문화는 대부분 폭력으로 얼룩졌다. 많은 군중이 모이면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했고, 양쪽에서 부상자 심지어 사망자까지 나왔다. 가장 최근 일로는 지난해 11월 민중궐기대회 도중 물대포를 맞은 농민 백남기씨가 숨진 일이다. 사인을 두고 경찰과 유족측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번 집회는 달랐다. 청와대 가까이서 일부 충돌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평화적 시위였다. 시위를 보는 사람들의 마음도 흡족했고, 현장에서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도 기분이 좋았을 것이다. 


이제 우리도 시위문화를 확 바꿔야 한다. 폭력과 기물파괴, 심지어 방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민주주의 사회는 이익이 다양화되면서 집단으로 의사를 표출하는 집회가 많은데 평화적인 방법으로, 질서를 지키면서 주장을 내세우는 선진 시위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이번 집회는 참가자들이 내세운 구호를 떠나 시위 방법은 매우 칭찬 받아야 한다. 토요일 밤의 100만 명 시위는 우리도 얼마든지 평화로운 시위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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