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빛나거나 방황하거나…혁오, 첫 정규 ‘23’ 청춘에 바친다

빛나거나 방황하거나…혁오, 첫 정규 ‘23’ 청춘에 바친다

기사승인 2017. 04. 26. 00:05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혁오 /사진=두루두루AMC

 혁오(오혁 임동건 임현제 이인우)는 MBC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을 당황시킬 정도로 말수 없는, 낯을 많이 가리는 밴드였다. 그러나 이런 혁오 밴드도 자신들의 음악을 이야기할 때는 누구보다 진지하고 열정적이었다. 좀 더 깊어진 고민을 가지고 만든 정규 앨범이기에 하고 싶은 말이 차고 넘쳤다.


혁오는 지난 24일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데뷔 2년 반만의 첫 정규 앨범 '23'을 발매했다. 이번 앨범은 지난 EP 앨범들인 '20'과 '22'를 총망라한 앨범이기도 하다. 보컬 오혁이 만들고 가사를 쓴 곡들에는 청춘이 현실과 마주한 고민들, 또 아티스트로서 할 수 있는 고민들이 담겼다. 신곡들은 공개 직후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며 대중들의 관심을 입증했다. 물론 '나만 아는 밴드'였던 혁오의 이러한 인기는 '무한도전'을 통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지만, 음악이 좋지 않았다면 관심이 인기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을 일이다.


이번 앨범에는 더블 타이틀곡 'TOMBOY(톰보이)'와 '가죽자켓'을 포함해 'Wanli万里(완리)' 'Die alone' 'Burning Youth' 'Yokyo lnn' '2002WorldCup' 'Jesus lived in a motel room' '지정석' 'Simon' 'Paul' 'Surf boy' 등 혁오만의 음악적 색깔과 감성이 고스란히 12곡이 수록됐다. 숨고 싶고 좌절도 했고 또 성공도 했기 때문에 더욱 혼란스러워진, 혁오 밴드 본래의 염세적이고 자조적인 음악들로 채워졌다.


보컬 오혁은 이날 서울 용산구 디뮤지엄에서 진행된 '23' 발매 기념 음감회에서 "데뷔한 후부터 계속 고민했던 앨범이다. 예상치 못하게 좋은 기회로 많은 분들이 혁오를 알게 되고 그래서 다음 앨범은 더욱 새로워야 하는지, 아니면 기존에 보여준 정서를 마무리하는 게 맞는지 고민했다. 아무래도 음악적으로 마침표를 찍고 가야 하지 않을까 해서 탄생한 앨범"이라며 "저희가 생각하는 청춘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하나는 청춘 자체이기 때문에 찬란하고 빛난다는 의미, 또 하나는 반대로 빛이 나고 흘러가는 존재이기 때문에 방황하는 과정에 놓인다는 의미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앨범을 만들게 됐다"고 앨범 제작 배경을 전했다.



타이틀곡 '톰보이'는 혁오가 자신의 유년 시절에 대한 고백으로 시작해 성공에 대한 불안 등 모든 심정들을 '젊은 우리'에게 이야기 하는 곡으로 혁오 특유의 감성이 묻어나는 가사와 서정적인 멜로디가 인상적인 곡이다. 또 다른 타이틀곡 '가죽자켓'은 흥겨운 리듬 속에 청춘의 좌절과 고민을 담았다. 혁오가 기존의 록 장르를 어떻게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하는지를 보여주는 곡이다. 영어만으로 이루어진 곡도 있고 '완리' 같은 경우에는 중국어로 가사를 썼다. 곡에 분위기에 맞게 언어를 선택한 것이다.


오혁은 "개인적인 슬럼프가 와서 6개월 동안 모든 작업을 멈췄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곡이 우울한 모드로 나왔다. '20'이나 '22'를 작업했을 때 항상 견지하려고 했던 태도가 우울하고 불안한 이야기를 해도 절대 티를 내지 않는 것이었는데 이번에는 그것을 잊었다. 분노 같은 것들도 그대로 담겼고 사운드로 표출됐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오혁과 동갑내기 친구인 아이유가 혁오보다 먼저 신곡을 냈다. 그 중에서 오혁이 피처링에 참여한 '사랑이 잘'은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다. 아이유는 25세인 자신에 대해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고 앨범에서 이야기 하지만, 혁오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어떻게 해야 하나 라고 고민하고 있다.


오혁은 "저희의 25세와 아이유와는 다른 것 같다. 저희는 '나는 이제 어떡하지' 라는 느낌이다. 아이유와 부른 '사랑이 잘'은 물론 현재 1위중인 '팔레트'도 이기고 싶다"고 솔직하게 고백해 웃음을 전한 뒤 "운이 좋게 '무한도전'을 통해 대중적인 관심을 한 번에 받게 됐다. 저희는 모두 처음인 일들이었다. 그래서 이번 앨범에 대중성을 더욱 가져가야 하는지도 고민했지만 어떻게 하는지 몰라 실패했다. 그래서 결국 이런 앨범이 나왔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오혁은 "저희가 하는 고민은 돈을 많이 벌거나 록스타가 되는 것이 아니다. 처음에 만났을 때 멋있는 음악을 오래하자고 했다. 재밌는 것을 열심히 오래하고 싶다"라며 "물론 상업적인 성공도 중요하지만 그런 고민은 제가 느끼는 불안함엔 해당되지 않는다. 이번 앨범이 저의 불안함을 많이 담고 있는데 사실 저도 왜 불안한지는 잘 모르겠다. 아직 찾는 중"이라며 여전히 자신의 음악에 대해 함부로 정의 내리지 않고 열심히 고민 중이라고 고백했다. 그렇기에 앞으로의 혁오 음악이 어떤 식으로 변화할지, 혹은 지금 가지고 있는 고민을 어떻게 더욱 깊게 가져갈지도 대중들의 관심을 충분히 끌 것으로 보인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