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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 갖춘 전문건설사, 건설신기술은 ‘대형사급’

기술력 갖춘 전문건설사, 건설신기술은 ‘대형사급’

기사승인 2018. 01. 0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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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 3개이상 보유 강소기업 22곳
삼서건설은 SK건설보다 많은 6개
원가절감이유로 국내선 홀대받아
가격아닌 기술경쟁 하도록 지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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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는 작지만 다수의 건설신기술을 보유해 기술력 하나는 대형 건설사 못지않은 전문건설업체가 상당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런 업체들이 기술 개발에 매진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일 건설교통신기술협회에 따르면 전문건설사 중 건설신기술을 3개 이상 보유하고 있으면서 실제 활용하고 있는 회사는 22곳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건설신기술을 보유한 곳은 철근콘크리트·상하수도설비 업체인 삼서건설로 신기술을 6개나 보유하고 있다.

건설신기술은 정부가 엄밀한 검증을 거쳐 기술혁신성과 시공안정성을 인정한 기술로, 특허와 달리 획득이 매우 어렵다.

10대 대형 건설사 중 가장 많은 건설신기술을 보유한 대우건설조차 26개이며 다른 대기업 건설사도 5~20개 정도의 면허(현대건설 21개, GS건설 14개, 대림산업 12개, SK건설 5개)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시공능력 평가액이 약 43억원에 불과한 삼서건설이 SK건설보다 많은 건설신기술을 갖고 있다는 것은 기술 개발에 꾸준히 힘썼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노력은 업체의 규모와 상관 없이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힘으로 작용한다. 실제 삼서건설은 1997년 국내 최초로 ‘SS맨홀보수공법(건설신기술 제15호)’을 개발해 국내는 물론 러시아 등 세계시장에서 기술을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SS맨홀보수공법’이 세계시장에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맨홀 보수 공사 이후 단 2시간만에 차량 통행이 가능해서다. 공사 3일 동안 차량 통행이 불가능했던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개발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건설신기술의 국내 활용도가 떨어지면서 삼서건설 같은 강소업체들의 설 땅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국토진흥원 건설신기술 활용 통계에 따르면 2006년 157건 7684억원에서 2013년 186건 1조4850억원으로 꾸준히 늘던 신기술 활용은 2014년 174건 5794억원 이후 2015년 161건 6068억원, 2016년 162건 4840억원으로 줄고 있다.

건설신기술의 활용도가 줄어든 것은 공공공사에서 원가절감이 큰 이유다. 특히 값 싼 특허가 건설신기술을 대신해 남용되면서 각종 비리 사고와 부실 시공 문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옥과 돌 구분 없이 불에 탄다’는 말처럼 공공기관이 특허는 물론 신기술 활용까지 꺼리게 된 것이다.

박길현 건설교통신기술협회 정책기획본부장은 “지금은 기술 개발에 나선 사람들이 손해보는 상황”이라며 “발주기관에서 건설신기술과 특허를 구별하지 않고 동등하게 취급하고 있고, 기술경쟁이 아닌 가격경쟁 위주로 심의하고 있어 신기술 개발자의 의욕을 꺾고 있다”고 말했다.

신기술을 보유한 전문건설업체 대표는 “특정공법 선정에 관해 공정성이 문제가 될 경우 서울시처럼 온라인에 공법을 등록하게 한 후 특허와 신기술이 공정하게 심의받게 하는 방법도 있다”며 “정부가 신기술 수를 늘리는데 신경쓰기보다는 신기술이 특허보다 우수한 점을 엄격히 검증하고 검증된 기술을 널리 쓰게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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