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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렬 코오롱 회장, ‘꿈의 신약’ 출시에도 웃지 못하는 까닭은

이웅렬 코오롱 회장, ‘꿈의 신약’ 출시에도 웃지 못하는 까닭은

기사승인 2018. 01. 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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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판매 개시 인보사 시장 안착 평가
식약처 "연골재생 기능 확인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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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제공=코오롱그룹
최근 코스닥시장의 화두는 단연 ‘바이오’였다. 지난해 11월 6일 상장한 티슈진도 바이오 열풍의 맨 앞줄에 섰다. 티슈진은 국내 최초로 선보인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를 내세운 바이오신약 기업이다. 상장과 동시에 국내 판매를 시작한 인보사는 출시 한 달이 안 돼 100번째 시술 케이스를 돌파하는 등의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인보사는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의 20년 집념이 빚어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1996년 그룹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이 회장은 섬유와 소재에 머물러 있던 그룹의 체질변화를 강력한 리더십으로 이끌어왔다. 강철보다 강한 ‘아라미드’ 섬유 개발, 티슈진 설립과 인보사 출시 등은 ‘One & Only’라는 이 회장의 경영철학이 바탕이 됐다.

하지만 시장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인보사를 바라보는 이 회장의 심기가 편치만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지난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반쪽짜리’ 판매 허가 때문이다.

애초 인보사는 관절염 환자의 통증 개선은 물론이고 연골 재생 기능까지 갖춘 꿈의 신약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정작 식약처는 구조개선(연골재생)은 쏙 뺀 채 기능개선 즉, 통증완화 부문에 대해서만 판매를 허가했다. 업계에선 당시 이 회장이 이러한 내용을 보고받고 격노했다는 소문까지 퍼졌다. 연구 기간 19년, 개발비용 1000억원이라는 막대한 비용에 비해 정작 시장이 원하는 핵심기능(연골재생)이 제외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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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는 또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19일, 인보사의 국내·아시아 판권을 보유한 코오롱생명과학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일본 미쓰비시타나베제약이 라이선스 취소와 계약금 25억엔 반환을 통보하면서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원개발사인 티슈진의 미국 임상시험 내용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계약 통보 건이 알려진 이날 코오롱생명과학의 주가는 전일 대비 15.3%, 티슈진도 전일 대비 13.4% 급락했다.

이에 대해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계약 당사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상 문제일 뿐 신약 자체에 대한 리스크는 아니다”면서 “현재 미쓰비시 측과 문제해결을 위해 대화중”이라고 해명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공시를 통해 40영업일 동안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국제상업회의소에서 취소사유 여부에 관한 판단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악의 경우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관계자는 “인보사의 연골 재생 기능의 경우 미국에서 진행중인 임상을 통해 증명되리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신약의 효능과 기술수출 취소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코오롱그룹株도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판매 허가 직후인 7월 10일 17만6500원을 기록했던 코오롱생명과학 주가는 18일 10만61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해당 기간 동안 40% 가까이 빠진 수치다. 지난해 6월말에서 7월초 사이 8만원대를 넘었던 코오롱 주가도 18일 6만600원으로 주저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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