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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양보 없는 현대중공업 노사, 또 난관 봉착

[기자의눈]양보 없는 현대중공업 노사, 또 난관 봉착

기사승인 2018. 04.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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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사가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앞두고 또 다시 날선 대립각을 보이고 있다. 사측이 희망퇴직을 실시하는데 있어 노조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교섭이란 단어가 무색할 만큼 양측은 서로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올해 임단협 역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년간 수주 가뭄으로 경영상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근속 10년 이상 사무직·생산기술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이에 반발해 24일부터 나흘간 희망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파업을 실시하기 위한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이는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측이 노사합의 내용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 2월 들어 겨우 지난 2년치의 임단협을 마무리하며, 당시 유휴인력 문제 해결을 위해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노조측 입장이다.

구조조정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노조는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회사에 제출했다. 노조의 요구안에는 기본급 14만6746원 인상, 자기계발비 관련 비용 20시간에서 30시간으로 인상, 총고용 보장(고용안정협약서 작성)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회사가 호황기 때 수준에 버금가는 요구안이다. 누구보다 조선업황과 회사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을 노조원들이기에, 파업의 명분을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무리한 요구안을 제출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사측은 지난 20일 기본급 동결과 경영정상화까지 기본급 20% 반납, 월차 유급휴가 폐지 후 기본급화, 연차 유급휴가 근로기준법 기준 적용, 임금피크 적용 기준 변경(만59세에서 만56세) 등의 내용이 담긴 ‘2018 임금과 단체협약 개정안’을 노조에 전달했다.

노조의 요구안과 사측의 개정안을 모두 들여다봐도 절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노사가 힘을 모아 난관을 헤쳐나가도 모자랄 판에 난관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꼴이다. 더욱이 회사가 어려울 때마다 노사간 대립각이 커진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하다.

임단협에 앞서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의견을 먼저 조율해야 나머지 퍼즐을 맞춰가기가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로 난관을 슬기롭게 헤쳐나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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