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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업의 혁신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칼럼]기업의 혁신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기사승인 2018. 04. 2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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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수 중진공 일자리지원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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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수 중진공 일자리지원본부장
일자리, 특히 안정적이고 급여가 높은 양질의 일자리는 모두의 관심사이다.

외환위기로 고도성장 시대는 막을 내렸고 G20 국가가 된 후, 성장률은 선진국처럼 낮아졌다. 그러나 급격한 산업화의 성공 경험 때문인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과거의 영광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세상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통계청의 ‘산업별 사업체와 종사자 수’ 추세를 보자.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에 10인 미만 영세제조업은 전체 제조업체의 71.1%, 종사자 수는 20.3%를 차지했고, 사업장 당 고용인원은 평균 4.4명이었다. 2015년에 이 수치는 각각 75.3%와 23.5%로 변했고 고용인원 평균은 4.3명으로 떨어졌다. 제조기업 중 상당수의 일자리 품질이 나빠진 것이다.

영세기업 고용비중이 너무 높으면 경제 위기가 닥쳤을 때 충격흡수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2015년 다른 나라의 10인 이하 기업의 고용비중은 스페인 40%, 프랑스 29%, 독일 19%, 미국 11%였다. 몇 년 전 남부유럽이 경제 위기를 겪었을 때 충격이 컸던 것은 스페인 같은 나라의 고용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반면 대기업에만 의존하는 경우도 매우 위험하다. 핀란드의 대표적 기업이었던 노키아의 위기는 핀란드 전체를 흔들었다. 특정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경제 위기에도 매우 취약하며 우리나라 역시 특정 대기업에 대한 GDP 집중도가 심화되고 있다.

과거 정부는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창업과 서비스 산업 육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2017년 발표된 통계청의 ‘산업 대분류별 소득분포’ 자료를 보면 대부분의 서비스업은 제조업보다 낮은 소득분포를 보였다. 또한, 제조업 내에서는 규모가 작은 기업의 근로자일수록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수준에 머물고 있었다.

이러한 데이터들을 종합해 볼 때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지키기 위해서는 과거와는 다른 혁신적인 정책적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벤처창업은 기존의 독과점 체제를 깰 수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집중할 필요가 있다. 과거 10여 년간 몰두한 나눠주기와 물량위주 방식을 버리고 일정규모를 갖춘 탄탄한 중규모 기업이나 중견기업을 안정적으로 육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 중 하나로, 적극적인 정부지원과 기업의 자발적 혁신을 통해 영세·소기업의 규모를 키워야 한다. 너무 영세한 기업은 혁신과 기술축적이 어렵고 양질의 인력을 공급받을 가능성도 낮기 때문에 규모를 키워 탄탄하게 클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제조업 영세화가 촉진된 이유는 오랜 수직계열화의 폐해로 볼 수 있다. 혁신보다는 낮은 인건비와 제살깎기에 의존하는 수직계열화로는 혁신적인 미래를 만들 수 없다. 원청이 납품단가를 올려도 하위 벤더 기업까지 그 이익이 배분되지 않는 것이 중기업계의 현실이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은 2012~2016년 사이에 국내 벤처기업의 영업이익율이 5.7%에서 4.4%로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고도화된 선진사회로 갈수록 창업과 성공은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다. 기업의 발전 없이 양질의 인력이 찾아오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만큼 시장은 정직하고 변화무쌍하다.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은 우리 사회의 혁신과 변화를 위한 자극제이다. 선진국일수록 노동시간은 줄어들고 부가가치 생산성은 올라간다. 세계 10대 경제대국의 위상에 걸맞는 대한민국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과거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고, 기업 경영진은 그 일을 감당하는 최첨단에 서 있기에 괴롭고 힘든 자리다.

장강의 물결은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시장은 끊임없이 변해왔고 변화에 적응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 승리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과거의 성공과 익숙한 습관은 과거의 것에 불과하다.

우리 중진공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혁신적인 중소벤처기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정책을 공급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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