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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글로벌 경쟁시대, 공항의 성공 조건은?

[칼럼] 글로벌 경쟁시대, 공항의 성공 조건은?

기사승인 2018. 05.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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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허희영 교수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새만금 지역의 중장기 항공 수요를 발표했다. 2016년 고시된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따라 이번에 예측된 수요를 기초로 향후 사전 타당성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지역에서는 이미 공항후보지 선정을 놓고 군산과 김제의 유치경쟁이 시작됐다. 이 지역의 신공항에는 향후 최소 수천억원 대의 국고가 투입된다. 글로벌 경쟁의 사례들을 보면, 공항은 다음 중 하나의 조건을 갖추었을 때 성공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첫째, 배후도시의 풍부한 인구다. 인근 도시의 수요가 충분할 때 성공 가능성은 높다. 각국의 수도권에 위치한 관문공항, 대도시의 공항에는 여행수요의 1차적 결정요소인 인구가 집중되어 있어 모두 성공적이다. 공항의 경영성과와 배후도시 인구 간의 통계적 상관성도 매우 높다.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김해공항의 성공도 배후에 인구가 집중된 서울 수도권과 부산을 배후도시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네트워크의 집중이다. 배후에 대도시가 없더라도 공항을 드나들며 비행기를 갈아타고 화물을 바꾸어 싣는 환승과 환적 수요가 많은 경우 공항은 성공한다. 허브공항의 조건이다. 환승률 50%에 달하는 두바이공항이 성공적인 이유는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길목에 세계 260개 도시, 150개의 항공사가 쉴 새 없이 드나든다. 도시인구가 불과 70만 명에 불과한 프랑크푸르트공항이 성업 중인 이유도 유럽의 대도시를 촘촘히 연결하는 노선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셋째, 풍부한 관광자원과 매력물이 있어야 공항은 성공할 수 있다. 비행기를 타는 것을 즐기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업무를 보거나 관광을 위한 목적으로 비행기를 탄다. 항공수요는 그래서 본원적 수요가 아닌 파생적 수요다. 배후도시의 인구나 연결노선이 적더라도 관광수요가 충분하면 여행사는 관광객을 모으고 항공사는 공항을 찾아온다. 세계적인 관광지마다 공항과 함께 관광이 흥행하는 이유다. 국제회의와 인센티브관광, 비즈니스와 엑스포로 세계 최대의 MICE산업을 향유하는 미국의 라스베이거스는 인바운드 관광객 확보로 성공한 사례다. 제주도 지역경제의 동력도 관광 매력물이 있어 찾아오는 관광수요다.

그렇다면 새만금지역의 국제공항 건설은 성공할 수 있을까? 우선 잠재적 수요를 결정하는 배후도시의 인구는 김제와 군산, 인근지역을 합해 40만 명 수준이다. 또한 이 지역에서 2시간대로 도착해 세계 155개 도시들을 연결하는 인천공항이 있다는 점도 재고해야 할 부분이다.

노선 개설은 수익성으로 판단하는 항공사들의 몫이다. 사실 2003년 공항을 건설하고 취항하려는 항공사가 없어 개항조차 못하고 비행장으로 전락한 울진공항의 실패는 반면교사다. 목적지의 관광자원, 신공항의 또 다른 성공조건이지만 현재의 새만금 개발이 계획대로 추진되고 노선이 개설되더라도 무안공항의 일부 수요가 이탈하고 도시간의 업무출장을 위한 비즈니스 수요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 현재 국내공항들은 부익부빈익빈이다.

공항을 찾는 고객들의 선택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이고 시장경제의 작동원리다. 김포와 제주·김해공항을 제외하면 11개 지방공항이 대부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사업 착수단계에서 낙관적인 수요예측으로 양양공항과 무안공항은 연간 여객수용력을 각각 317만 명, 519만 명 규모로 건설했지만 10년이 넘도록 여전히 개점휴업 상태다. 이번 국토부가 예측한 수요는 2025년 67만명, 2055년 133만명이다. 예측된 수요도 턱없이 적지만 2000년대 들어 건설된 공항이 모두 지역의 이기주의와 수요 부풀리기로 실패했던 교훈을 되새겨 리스크를 최소화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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