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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무소속 원희룡’ 제주도지사 재선엔 특별한 이유가 있다

[기고] ‘무소속 원희룡’ 제주도지사 재선엔 특별한 이유가 있다

기사승인 2018. 06. 14.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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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만 국회 부의장 특보, 6·13 제주지사 선거 현장 관전포인트
'예견된' 여론조사, 이주민 대책, 현장 소통 능력, 도정 성과 설득력
자생적 온라인 조직, 남다른 열정과 도전정신...'보수개혁 새정치' 갈망
이학만 특보 1
이학만 국회 부의장 특보
6·13 지방선거 결과는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압승으로 끝났다.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정계개편으로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다만 파행을 빚었던 국회는 곧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선거에서 많은 관심을 끈 지역은 대구시장과 제주지사 선거였다. 대구시장은 턱걸이로 겨우 체면 치레를 했다. 유일하게 무소속으로 당선된 제주지사 선거가 적지 않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중도 보수진영에서는 원희룡 제주지사 재선에 큰 기대를 거는 것도 사실이다. 제주지사 선거에는 독특한 관전 포인트가 있다.

첫째, 원 지사의 당선 이유는 ‘예견된’ 여론조사였다. 민주당이 16년 만에 지방권력 교체에 성공할지, 민선 자치시대 출범 이후 4번째 무소속 도지사가 탄생할지가 전국적으로 관전 포인트였다.

한 남성이 지난달 14일 제주시 ‘2018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 토론회’에서 단상 위로 뛰어 들어 원 후보에게 계란과 주먹으로 폭행한 사건이 있었다.

주변 친분있는 취재기자들은 원 후보 당선을 예견했다. 선거 기간 중 폭행 사건은 당선이라는 정치판의 웃지 못할 ‘정설’이 있다.

그보다 당시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흥미롭다. 5월 17일 2차 여론조사 때 1.5%p 차이로 박빙이었던 두 후보의 지지도가 6월 4~5일 이틀간 조사 결과 12.4%p까지 벌어졌다. 원 후보의 굳히기에 들어가는 판세로 바뀌게 된다.

특이한 점은 상대 후보만 지지도가 급락했다는 점이다 문대림 민주당 후보는 42.8%에서 31.5%로 11.3%p가 급락했다. 11.3%~12.4% p 격차가 벌어졌다. 여론조사를 100% 믿을 수는 없지만 당시 놀라운 사건이었다.

실제 제주지사 최종 투표율 65.9%, 선거인수 53만2515명, 개표수 35만0937명으로 원희룡 51.72%, 문대림 40.01%로 11.71%p 차이었다. 앞서 말한 6월 초 조사결과가 11.3%~ 12.4%p 사이 였다. 결국 6월 초 여론조사 결과가 지속됐다.

원희룡 캠프에 따르면 5월 31일~ 6월 5일 사이에 현장 유세와 지역별 정책 수렴, 밀착 소통에 전념했다.

이 시점 부터 박빙 여론이 급상승으로 변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5월 31일은 본격적인 선거운동 개시일이었다.

상대 당의 공세가 강화될수록 여론조사 격차는 더 벌어졌다. 결과적으로는 이미 제주지사 선거 판세는 6월 초반에 결정돼 가고 있었다.

그보다 더 놀라운 여론조사는 4개월 전 제주 여론조사를 보면 알 수 있다.

2월 10일 경선이 아닌 출마 예상자 대상 다자구도에서 당시 원희룡 제주지사가 33.9%로 1위, 문대림 전 청와대 제주혁신비서관이 17% 2위로 인물 인지도에서 많은 차이가 있었다. 초반 문대림 후보는 힘겨운 싸움이였다.

또 2월 10일 조사에서 원 지사의 당적에 대한 여론조사 답변 중 ‘무소속 출마’가 40.3%로 이미 가장 높게 나타났다는 결과도 재미있다.

무소속 원희룡 후보가 앞 설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이미 선거 4개월 이전 2월에 조사되고 재선 제주지사가 6월 13일 결정됐다는 것이다.

둘째 당선 이유는 제주 이주민 대책과 대응책이었다.

7만 명에 이르는 제주 이주민의 표심은 여론조사 결과 원희룡 36.5%, 문대림 34.1%로 역전되는 시점이 있었다.

또 10~20년 미만 거주자는 문대림 27.2%, 원희룡 39.7%로 원 후보가 높았다. 경쟁 후보를 따돌린 6월 4~5일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다.

제주에 오래 산 사람일수록 원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결과를 볼 때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선거 9일 전 서귀포 감귤박물관에서 원 후보는 “귀농·귀촌인 네크워크 활성화와 지역 주민과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도 노력 중”이라며 이주민 끌어안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셋째, 현장 소통 능력이었다. 5월 중순은 제주지사 후보 간 경쟁이 심할 시기였다. 5월 7~14일 7박 8일 간 본인은 비공식으로 제주도 여행을 하며 홀로 선거 동향을 살핀 적이 있었다.

1대1 대면으로 모두 116명에게 물었다. ‘두 후보 중 누가 유리할 것 같은가’ 물었다. ‘원희룡 유리하다’ 52명, ‘문대림 유리하다’ 36명, 무응답 28명이었다. 여행하며 만난 제주 도민은 원희룡을 선호하고 대권 후보이며 무소속 때문이라는 대답을 했다.

특히 원 후보를 지지하는 도민들은 응답 시간이 빨랐고, 원 후보가 현장을 잘 찾고 경청한다고 답했다.

정치적으로 중앙에서 볼 때 외면된 무관심 지역이였던 제주는 정치인에게는 유배지 같았다. 무관심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제주는 변하고 있다. 보수 정치의 중심지다. ‘제주판 3김 시대’를 끝내고 새 정치와 세대교체에 앞장서고 있는 원 지사는 이번 당선 직후 소감을 밝혔다.

“4년 전 60% 가까운 지지를 받으며 제주도민의 사랑을 받은 제가 이제 제주도민께 보답하기 위해 따뜻한 밥상을 차릴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 도정의 성과를 적절히 설득한 노력도 한 몫 했다.

제주도의 1인당 개인소득은 1692만 4000원으로 전국 8위, 2016년 제주도의 경제성장률은 6.9%로 2년 연속 1위였다.

6월 12일 인터뷰에서 원 지사는 “4000억 원의 부채를 갚느라 재원 활용이 쉽지 않았다”며 4년 도정의 노력과 함께 도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다만 재선 원 지사가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제주 도정의 자신감을 발판으로 보수 개혁의 새 정치를 구현하는데 앞장서 통일시대 보수 역할론을 정립해 달라는 지지자들의 주문이다.

또 평소 몸에 밴 겸손한 소통과 끈끈한 인맥 관리다. ‘용 꿈’을 꾸는 386 대선 후보가 갖춰야 할 새로운 리더십이라고 본다.

‘열정가 원희룡’이 제주도지사가 될 수 밖에 없던 이유는 △예견된 여론조사 △이주민 투표자에 대한 관심과 정책 개발 △현장을 중시한 민심잡기였다.

한 가지 더 추가한다면 조직력이 약한 무소속 후보에게 온라인 자발적 조직 ‘프렌즈 원’을 만들어 운영한 제주 도민들의 큰 도움이 있었다.

제주 도민들의 열렬한 지지, 그리고 원희룡 무소속 후보에게는 남다른 열정과 도전이 있다.

앞으로 제주도 이주민을 준비하는 본인은 안심하고 장기 노후 계획을 세우기로 마음을 다졌다.

※ 외부 기고는 아시아투데이 논조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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