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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티르 첫 방중…‘일대일로 폐기’ 두고 외교시험대

마하티르 첫 방중…‘일대일로 폐기’ 두고 외교시험대

기사승인 2018. 08. 19.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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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Malaysia <YONHAP NO-2760> (AP)
중국을 방문한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왼쪽)가 18일 마윈 알리바바 그룹 회장을 만나 중국 항저우 소재 알리바바 본사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출처=AP,연합뉴스
마하티르 모하마드(93) 말레이시아 총리가 취임 후 처음으로 17일 4박5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말레이 경제활성화를 위해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방문 목적이지만, 말레이를 빚더미에 오르게 한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폐기를 두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어떤 대화를 이어갈지 이목이 집중된다. 

중국으로부터 수십억달러를 지원받은 인프라 사업을 중단하고 대중 외교 시험대에 오른 마하티르 총리가 18일 방중 첫 공식일정으로 중국 첨단기술·인터넷산업 중심지인 ‘기술 허브’ 항저우(杭州)시를 찾았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 등 외신이 보도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이날 오전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알리바바 본사 시시(西溪)단지에서 마윈(馬云) 회장을 만나 “말레이는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다양한 첨단기술 플랫폼을 받아들이는 데 열성을 다 해왔다”면서 “과학기술을 활용해 위대한 성과를 낸 알리바바와 협력해 현대기술 혜택을 우리 국민에게도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말레이는 알리바바와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빅데이터·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스마트시티 조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이어 중국 최대 자동차회사 지리(吉利) 본사로 이동했다. 마하티르 총리 방문에 맞춰 지리와 말레이 국영 자동차기업 프로톤은 이날 전기자동차(EV) 기술 협력과 중국 내 새 자동차공장 설립 등에 관한 제휴를 맺었다. 지리는 프로톤 지분 49.9%를 갖고 있다. 프로톤이 이번 제휴를 통해 지리의 연구개발 및 품질관리 기술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전기차+하이브리드 차량)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19일에는 베이징에서 중국 드론 업체와 중국에서 활동하는 말레이 기업인들을 만날 계획이다.

20일 마하티르 총리는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와의 회담에서 동부해안철도(ECRL) 사업 조건 재협상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말레이는 지난달 국익 수호 및 높은 공사단가 등을 이유로 중국 교통건설(中國 交通建股·CCCC) 측에 ECRL 공사 중단을 지시했다. 당시 림관엥 말레이시아 재무장관은 토지수용비용 등을 포함하면 총사업비가 809억2000만링깃(약 22조원)까지 치솟는다면서 “공사단가를 크게 낮춰야만 재정적·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94억링깃(약 2조6000억원) 규모의 송유관·천연가스관 사업에도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

나집 라작 전 총리 시절 시작된 ECRL 사업은 시 주석의 일대일로 구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ECRL이 완공되면 중국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에서 시작해 라오스·태국을 넘어 전략적 요충지인 클랑으로 이어지는 육상 교통로를 확보할 수 있어서다. 이 통로가 뚫리면 미군 기지가 있는 싱가포르를 거치지 않고도 중동 원유를 중국으로 수송할 수 있다.

마하티르 총리는 지난 13일 방중을 앞두고 진행한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ECRL과 송유관·천연가스관 사업 등 이 두 가지 프로젝트는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고 타당성도 없다고 본다”면서 “가능하다면 우리는 이 계획을 중단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고 말레이에 이득이 되는 한 중국 투자도 환영한다”면서 협상 여지를 남겼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AP통신에 보낸 성명을 통해 “말레이에서 진행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양국에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다줬다”면서 “협력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우호적인 대화를 통해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월 친중국 성향의 나집 정권이 물러나고 마하티르 정권이 들어선 후 관계 안정화 방안을 모색해왔다. 특히 마하티르 총리 방중을 앞두고 중국 외교관과 경제 및 공안 당국자들이 말레이로 가서 협력 방안을 준비해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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