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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 인권보호’ 권고 무용지물…지자체 ‘모르거나 미실행’ 부지기수

‘미혼모 인권보호’ 권고 무용지물…지자체 ‘모르거나 미실행’ 부지기수

기사승인 2018. 10. 3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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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부서 공무원 미혼모 지원 상담 요청에 당황, 상담공간 조차 없어
월 평균 소득액 92만3000원...자녀양육과 생활비로 절대 부족한 액수
전문가 "사회적 약자 보호 위한 교육·제도 필요"...경제적 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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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치구에서 받은 한부모 및 양육과 관련된 안내 책자들. /김서경 기자
지방자치단체 인권위원회에서 미혼모 지원과 관련, 미혼모를 위한 상담공간을 마련하고 실질적인 지원 내용 안내 등을 이행할 것을 권고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이를 모르거나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지자체 산하 자치구 해당 부서 공무원들은 미혼모 지원 상담 요청에 당황스런 반응을 보이는가 하면 상담공간 조차 없는 곳도 있었다.

30일 지자체 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서울시 인권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미혼모(부) 인권보호를 위한 서울시 인권위원회 권고’를 통해 공무원들의 미혼모 지원 능력과 인권 감수성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이를 위해 시에 △주민센터 상담공간 재정비 △관련 안내서 구비 및 실질적인 지원내용 안내 △공무원 상대 정기 교육 실시 등에 적극 협력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현장에서는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미혼모 지원 서비스 제공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최근 일주일 동안 서울 지역 자치구 9곳을 방문해 상담을 받아본 결과 대다수 자치구에서 이 같은 권고안을 모르거나 알고 있어도 제대로 실행하지 않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상담공간 재정비의 경우 9곳 가운데 4곳이 별도의 상담공간 제공 없이 책상 옆에 놓인 간이 의자나 개방된 공간에서 선 채로 상담을 진행했다. 관련 안내서를 받을 수 있는 곳도 2곳에 그쳤다.

한 구청 관계자는 서울 인권위 관련 교육 실시 권고에 대해 “그게 뭐냐?”며 반문했다. 또 다른 구청 관계자는 ‘미혼모 상담’을 신청하자 크게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최근 통계 역시 이 같은 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미취학 아동을 양육 중인 10~40대 미혼모 359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상생활에서 미혼모라는 이유로 부정적 경험을 한 경우’의 35.4%가 ‘주민센터·구청에서’라고 응답했다.

지원 최일선인 주민센터나 구청에서 조차 미혼모들이 실질적인 도움은커녕 심리적 위안 등 보호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과 인식이 결여됐다는 반증이다.

이와 함께 미혼모들의 경제적 어려움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실제 이들 조사대상의 월 평균 소득액은 92만3000원(월 평균 근로소득 45만6000원, 월 평균 복지급여액 37만8000원, 월 평균 기타소득 8만9000원)으로 기혼 여성의 월 평균 자녀양육비용 지출액이 65만8000원인 것을 감안한다면 자녀양육과 생활비로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또 근로소득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61.6%이며, 소득이 전혀 없다는 응답도 전체의 10%를 차지했다.

양육의 어려운 점은 재정적 문제(34.3%), 직장·학업 병행(22%), 자녀양육 스트레스(10.3%),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 시선(8.4%)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20~40대는 재정적 어려움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양육 스트레스는 과반수 이상이 10점 만점에 6점 이상(60.7%)이었으며, 자녀연령이 높아질수록 스트레스 점수도 높게 나타났다. 힘들 때는 주로 가족과 친구(지인)에게 의지하지만, 도움 받을 곳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이 같은 정황에 비춰봐서 미혼모들에 대한 지자체 차원의 경제·사회적 지원은 절실하다. 이번 조사에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미혼부의 법적 책임 강화(50.7%)가 가장 필요하다는 대답이 절반을 넘겼다. 이는 미혼모들이 홀로 겪게 되는 어려움을 미혼부와 함께 나눠야 한다는 사회적 함의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정재훈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르게 정립되지 않았고, 지자체 등에서 복지혜택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서 생긴 결과”라며 “과거에는 성희롱·성추행을 묵인했지만 꾸준한 홍보 덕분에 사회 분위기가 달라졌듯 한부모를 바라보는 시각도 적극적인 캠페인을 통해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시민교육이 활성화 돼야 한다”며 “일부 유럽 국가처럼 정부나 지자체에서 주도적으로 실시하는 시민교육과 이를 관리할 기관을 만드는 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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