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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퇴로가 없다”...인사적체에 한숨쉬는 국책은행

[취재뒷담화]“퇴로가 없다”...인사적체에 한숨쉬는 국책은행

기사승인 2019. 04. 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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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연
“퇴로(退路)가 없다.” 최근 기자가 만난 국책은행 관계자들의 토로입니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 기조에 발맞춰 신입 채용을 크게 늘렸으나 정작 퇴로가 막혀 관리자 비중이 높은 ‘항아리형’가 인력 구조가 심화된다는 얘깁니다. 이에 따른 인사 적체도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국책은행의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가장 문제가 심각한 곳이 산업은행입니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2년여 뒤인 2022년 임금피크제 직원 비중(2016년 정원 기준)은 산은이 18.2%에 달하고, 기업은행과 수출입은행도 각각 12.3%, 7%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인력구조가 기형적인 역삼각형이다보니 2014년 중단한 명예퇴직제를 부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내부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책은행 명예퇴직은 2015년을 기점으로 사실상 전무한 상황입니다. 감사원의 ‘방만 경영’ 지적에 퇴직금을 임금피크제 대상자가 5년간 받는 돈의 최대 절반 정도만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두둑한 인센티브를 얹어 명예퇴직을 활성화하고 있는 시중은행과는 대조되는 모습입니다. 시중은행의 경우 기존 퇴직금에 더해 특별퇴직금으로 최대 20~39개월치의 월급을 더 지급하고, 추가로 자녀 학자금이나 재취업 비용을 지원하자 지난해에만 2000여명이 짐을 쌌습니다.

상황은 악화되고 있으나, 상위 기관인 기획재정부에서는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재부가 관리하는 공공기관 총 338곳에 일괄 적용할 수 있는 명예퇴직제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검토해야 할 사안이 많다는 설명입니다. 또 이미 높은 임금을 받고 있는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수억원대의 퇴직금까지 챙길 경우 국민 여론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입니다.

정부는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게끔 ‘선순환 구조’를 조성하는 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진입은 물론 퇴출도 자유로워야 노동시장이 유연해질 수 있습니다. 근시안적인 노동정책이 우리 경제를 경직시킨 만큼, 정부가 노동 시장 생태계 변화를 주도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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