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트럼프, 북 단거리 발사체 발사 보고 받고 몹시 화내”

“트럼프, 북 단거리 발사체 발사 보고 받고 몹시 화내”

기사승인 2019. 05. 05. 05:22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미 인터넷매체 복스 "트럼프, 김정은이 엿먹인 것처럼 화냈다"
트럼프 대통령 트윗 "김정은, 약속 깨지 않을 것...합의 이뤄질 것"
북, 추가 군사적 도발 땐 2017년 '화염과 분노'의 위협으로 되돌아갈 수도
북한 TV, 김정은 방러 기록영화 방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보고를 받고 몹시 화를 냈다고 미 유력 인터넷매체 복스(Vox)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달 28일 오후 방영한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기록영화 중 한 장면. 김 위원장이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귀환한 뒤 영접나온 간부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보고를 받고 몹시 화를 냈다고 미 유력 인터넷매체 복스(Vox)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복스는 이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는 김정은이 그를 엿먹인 것처럼 화를 냈다”며 “고위 참모진이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하기 전에는 어떤 트윗도 올리지 말라고 강력히 권고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저녁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부터 북한의 발사체 발사 관련 보고를 받고 분노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발사체 발사가 이뤄진 후 볼턴 보좌관에게서 브리핑을 받았다고 NBC방송 등 미국 언론이 전했다.

복스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언급하는 트윗을 올린 소식을 전하면서 관련 상황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가 기분은 좋지 않지만 전날 밤처럼 화를 벌컥 내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등 미국 당국자들이 한국 정부의 카운터파트와 통화했다고 복스는 전했다.

◇ 트럼프 대통령 트윗 “김정은, 약속 깨지 않을 것...합의 이뤄질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42분(한국시간 4일 오후 10시 42분)께 트위터 글에서 “김정은은 북한의 대단한 경제 잠재력을 완전히 알고 있고, 이를 방해하거나 중단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김정은은 내가 그와 함께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나와의 약속을 깨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합의는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북한이 이날 오전 9시 6분부터 9시 27분(한국시간)까지 원산 북방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동쪽으로 신형 다연장 로켓포로 보이는 단거리 발사체를 여러 발 발사한 지 13여시간 만에 나왔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 도발에 대한 직접적 비판으로 북한을 자극해 비핵화 협상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는 것을 막으려는 언급으로 보인다.

북한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우는 비핵화 협상의 주요 성과가 설득력을 상실하게 되고, 이는 2020년 대선 가도에 악재로 작용하게 된다.

이와 관련, 복스는 북한이 어떤 발사체를 몇 기 발사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발사체가 120마일(193km) 이상을 비행하지 않은 것을 확실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미사일, 특히 핵탄두를 탑재하고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을 시험하지 않는 한 장기간에 걸친 협상도 괜찮다고 거듭 말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이 또 다른 장거리 미사일 시험을 한다면 트럼프와 참모들, 특히 볼턴 보좌관이 ‘외교는 실패했다’고 판단하고 2017년 ‘화염과 분노’의 위협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북, 추가 군사적 도발 땐 2017년 ‘화염과 분노’의 위협으로 되돌아갈 수도

실제 “이처럼 아주 흥미로운 세상에서는 어떤 일이든 발생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상황이 악화되면 대북 외교적 관여에 변화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이중적 성격은 띤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도 북한의 도발이 북·미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던 2017년으로 되돌아가는 초기 징후라고 분석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 국방연구소장은 논평을 통해 “핵전쟁 위협, 개인적인 모욕, 어떤 일이 있더라도 피해야 하는 긴장 고조의 위험한 사이클로 되돌아가는 초기 단계에 놓인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에이브러햄 덴마크 우드로윌슨센터 아시아프로그램 국장은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인내하면서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를 이어갈지에 대해선 의문”이라고 말했다.

◇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 북 단거리 발사체 발사, 확대해석 경계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도발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지아니스 소장은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의 시험을 자체적으로 유예(모라토리엄)했을 뿐 모든 미사일 시험의 완전한 중단을 약속하지는 않았다”면서 “이번 단거리 발사에 충격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덴마크 국장은 “김 위원장이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겠다고만 약속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며 따라서 이번 발사는 기술적으로 약속 위반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그레이스 류 연구원은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평양이 미국과의 협상을 원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안킷 판다 미국 과학자연맹 선임연구원도 “이번 발사의 메시지는 외교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올해 말까지 시한을 설정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