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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 전쟁에 반도체 업계 촉각… “위기”VS“영향 미미”

미·중 무역 전쟁에 반도체 업계 촉각… “위기”VS“영향 미미”

기사승인 2019. 05.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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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세계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
현재 분쟁 문제는 대비할 수 있는 수준"
"中, 이번 분쟁 계기로 자국 산업 성장 속도 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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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서 국내 수출의 중추인 반도체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국의 무역 갈등에 따른 파장은 수출기업들에 집중될 전망이지만, 반도체 편중이 심한 국내 수출 구조상 반도체에 각별한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상반기 이후 업황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한 국내 반도체 업계는 “심각하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면서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31.8%나 줄었다. 반도체를 포함한 국가별 수출은 중국이 16.2%, 미국이 2.8% 감소했다.

반도체 업황 부진은 이미 상반기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통해 가시화됐으며 향후 실적이 문제였지만 섣불리 예측하기 힘든 국가 간 무역 전쟁이 리스크로 남은 셈이다.

일단 업계에서는 당장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무역분쟁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이로 인한 경기 둔화에 따른 반도체 수요가 문제”라면서 “우리의 예측(하반기부터 반도체 경기 회복)을 바꿀 정도의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에서 생산해서 미국으로 나가는 품목을 봐야 하는데 사실 이런 것들은 한국에서 생산하도록 전환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 “중국에서 미국으로 나가는 첨단 IT 제품이 얼마나 있는지를 먼저 봐야 하며, 이를 고려한다면 국내 기업들의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런 상황들이 장기화한다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도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반도체 성수기로 업황이 개선되겠지만, (무역 분쟁으로 인해) 이전보다 그 폭이 줄어들 수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에는 미·중 분쟁 때문에 글로벌 교역량이 감소하고 중국 내수가 침체됐었다. 올 상반기에는 반도체 수요가 워낙 부진했기 때문에 미·중분쟁이 일단 해결돼 중국 내부에서 수요 회복이 이뤄지면 적어도 재고 소진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심각하게 보는 시선도 있다. 반도체 굴기에 나선 중국이 이번 일을 계기로 자국 반도체 기술력을 강화하는 데 보다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문제는 반도체를 생산하고 공급하고 있는 중국이 내수 기업들에 대한 기술을 더 강화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런 방향으로 가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중국 진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어떻게든 타협을 시도할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나라나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반도체 수입선을 미국으로 돌리겠다는 등의 타협안을 내놓으면 우리 입장으로서는 굉장히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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