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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인하로 경기부양 나선 인도…재정 회의론은 심화

법인세 인하로 경기부양 나선 인도…재정 회의론은 심화

기사승인 2019. 09. 2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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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5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 증권거래소(BSE)에서 사람들이 니르말라 시타라만 재무장관의 2019-2020 회계연도 연방예산안 발표를 보고 있다./신화 연합
높은 세금 부담에 아시아 신흥시장과의 경쟁에서 밀린다고 불평해왔던 인도 기업인들이 정부의 법인세 인하 발표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인도 정부가 법인세를 대폭 감면해 6년 내 최저치로 추락한 경제를 부양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니르말라 시타라만 인도 재무부 장관은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30%의 법인세를 22%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부과금을 포함해 기업이 실제 부담해야 할 규모는 25.2% 정도다.

법인세 감면으로 정부가 포기하는 세수는 1조4500억루피(약 24조2590억원)에 달한다. 22%의 법인세는 인도 독립 이래 제일 낮은 수준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고 침체한 경제를 타개할 목적이다. 신규 등록 사업체는 더 좋은 혜택을 받는다. 10월 1일 이후로 등록해 2023년 3월 31일까지 기업 활동을 시작하면 법인세가 15% 수준으로 인하한다. 실제 부담해야 할 수준은 17% 언저리다.

법인세 인하에 따른 경기 완화 소식에 주식시장도 화답했다. 20일 뭄바이증권거래소(BSE)의 센섹스 지수는 장중 전거래일 대비 5.3% 급등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주식시장의 이런 반응을 역사적인 움직임이라며 “13억 인구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기뻐했다. 시타라만 장관이 세수 삭감을 이야기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세율 인하가 기업심리 진작과 민간투자 부양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인들은 정부의 발표를 환영하고 나섰다. 제약회사 바이오콘의 키란 마줌다르 쇼 대표는 “이번 조치는 역대급으로 경제를 촉진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탁 마힌드라 은행의 우다이 코탁 부사장도 이번 조치가 “빅뱅 개혁”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퍼주기식 정책에 따른 재정 회의론도 번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디 정부가 야심 차게 내세운 재정적자 감축안이 실현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모디 정부는 올 예산안 목표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규모를 3.3%까지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스탠다드차타드 리서치는 “대규모 지출 삭감이 수반되지 않는 한 법인세 인하는 GDP의 0.7%에 해당하는 중대한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인세 인하가 여론에는 긍정적일진 몰라도 경제적 수용력을 고려하면 당장의 투자회복이 이뤄질 것 같진 않다는 분석이다.

이를 반영하듯 주식시장 급등에도 국공채 시장은 타격을 입었다. 투자자들은 법인세 인하에 재정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에 인도 채권을 매각하면서 20일 기준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16%포인트 오른 6.8%로 올랐다. 실란 샤 캐피탈 이코노믹스 수석연구원은 법인세 인하가 4분기 경제에 활력을 줄 것이라면서도 채권 수익률은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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