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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비핵화, 정권교체 ‘리비아 모델’ 전철 밟아선 안돼” 주장 제기

“북한 비핵화, 정권교체 ‘리비아 모델’ 전철 밟아선 안돼” 주장 제기

기사승인 2019. 10. 21.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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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미 하원 아프리카소위 부서장 '카다피 유령, 미 정책담당자 괴롭혀'
"카다피, 서방과 관계 재건 위해 핵 포기, 나토 갑자기 정권교체"
"북 당국자, 핵포기 때 정권 전복 초래 교훈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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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개입으로 무아마르 알 카다피 리비아 정권이 교체된 것이 북한과의 핵 협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정권교체를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스테판 와이스맨 전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아프리카소위원회 부서장이 지적했다. 사진은 리비아 난빈이 9월 9일 지중해에서 인도주의 단체 배에 승선하는 모습./사진=AP=연합뉴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개입으로 무아마르 알 카다피 리비아 정권이 교체된 것이 북한과의 핵 협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정권교체를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스테판 와이스맨 전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아프리카소위원회 부서장이 지적했다.

와이스맨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정치 전문매체 더힐 기고문 ‘카다피의 유령이 여전히 미국 정책 담당자들을 괴롭히고 있다’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은 카다피가 8년 전 미국과 나토의 지원을 받은 반군에 의해 권좌에서 축출된 후 사살된 날이다.

그는 “카다피는 서방과의 외교적·경제적 관계를 재개하기 위해 그의 초기 핵무기 프로그램을 희생했는데 나토가 갑자기 그의 정권을 전복시켰다”며 “이란과 북한의 당국자들은 그들의 핵 활동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 서방의 후원에 따른 그들의 정부 전복을 초래할 수 있다는 명백한 교훈을 분명하게 얻었다”고 설명했다.

카다피는 2003년 3월 모든 대량살상무기의 포기 의사를 밝히고 비핵화를 이행했지만 2011년 반정부 시위로 권좌에서 물러난 뒤 은신 도중 사살됐다.

와이스맨은 또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보좌관이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리비아 모델’을 부적절하게 언급해 거센 비판을 받았는데도 여전히 북한이 이미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볼턴 전 보좌관 경질 후인 지난달 11일 “그가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리비아 모델을 언급한 것은 일종의 매우 큰 잘못을 한 것”이라며 “그것은 좋은 언급이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리비아 모델로 카다피에게 일어난 일을 보라. 그(볼턴)는 북한과 협상하면서 그것을 사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와이스맨은 카다피 정권교체로 탄생한 ‘새로운 리비아’가 무법 민병대의 지배에 빠르게 굴복해 지금까지 새로운 내전과 난민 위기로 빠져들었다며 미국의 개입이 이슬람 극단주의 격퇴, 핵무장한 러시아와의 복합한 관계 관리, 이란과 북한에서의 핵 비확산 진전 등 보다 실질적인 미국의 국익에 끼친 피해를 제대로 인식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나토의 리비아 분쟁 개입 과정에서 1만2000명에서 3만명의 리비아인들이 죽었고, 민병대 폭력, 새로운 내전, 그리고 해안 이민 통제의 붕괴로 유럽으로 가는 해상에서의 익사로 수천명의 리비아인과 난민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와이스맨은 전했다.

그러면서 리비아 정권교체에 대한 미국의 과실 교훈은 이란·시리아·베네수엘라·북한 등에서 현재의 정책에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북한 비핵화 등 외교정책에서 정권교체라는 리비아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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