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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도 산천굿 소재 국악판타지 ‘붉은 선비’ “자연·인간 화해 담아”

함경도 산천굿 소재 국악판타지 ‘붉은 선비’ “자연·인간 화해 담아”

기사승인 2019. 10. 2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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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9~23일 국립국악원 예악당...평창동계올림픽 제작진 함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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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판타지 ‘붉은 선비’./제공=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이 2년간 준비해온 올해 최대 기대작 ‘붉은 선비’가 내달 관객과 만난다.

11월 19~23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공연되는 국악판타지 ‘붉은 선비’는 국립국악원 소속 정악단, 민속악단, 무용단, 창작악단 등 4개 악단이 모두 참여해 제작한 작품이다.

이 공연은 함경남도 함흥 지방의 굿거리인 ‘산천굿’을 소재로 한다. ‘산천굿’은 망자의 넋을 기리는 ‘망묵굿’에서 행하는 굿거리 중 하나로, 이때 불리는 무가가 ‘붉은 선비와 영산각시’라는 무속 신화다.

지금은 볼 수 없는 함경도의 굿과 신화가 공연물로 제작돼 국내 무대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품 속에서 글공부를 하던 붉은 선비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켜야 하는 네 가지 금기에 대해 듣게 되는데, 산을 내려가는 과정에서 금기를 모두 어기게 된다. 그로 인해 용으로 승천하는데 실패한 대망신(大亡神)이 붉은 선비를 잡아먹으려 하자, 붉은 선비의 아내 영산각시가 기지를 발휘하여 대망신을 물리친다. 그 시신을 불태워 재를 팔도에 뿌리니 백두산, 금강산, 삼각산 등 팔도명산이 됐고, 사람들로 하여금 산천에 굿을 올려 길복을 얻게 했다는 이야기다.

극중 붉은 선비와 영산각시는 인간을, 이무기는 자연을 상징한다. 이들이 대립하는 과정 속에서 결국 자연은 인간에게 패배한다. 바로 이 대목에서 산천굿은 빛을 발한다. 산천굿은 인간이 자연의 원한을 해원(解怨)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영산각시가 해원하며 달래주는 과정을 통해 자연은 다시 평온의 상태로 돌아간다.

대본을 쓴 강보람 작가는 23일 국립국악원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산천굿에는 자연과 인간의 화해가 담겨 있다”며 “이 이야기를 현재로 가져오면 지구 온난화와 이상 기후 등 환경문제를 풀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국악·전통무용과 뮤지컬의 만남이다. 총연출을 맡은 이종석 연출은 뮤지컬 ‘김종욱 찾기’와 ‘풍월주’ ‘청 이야기’ 등 뮤지컬 제작 경험이 풍부하다.

이종석 연출은 “한국인이지만 국악에 익숙지 않았다. 하지만 내 눈과 마음이 국악에 가까워진다면 내 눈을 통해 작품을 보게 될 관객들도 그럴 것이라 본다”며 “우리 작품이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유배되지 않고 현실로 깊숙이 들어갈 길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 제작진들은 전통문화를 세련된 이미지로 현대화 하는데 성공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주역들로 꾸려졌다.

평창동계올림픽 최고의 스타였던 ‘인면조’를 제작한 임충일이 미술감독을 맡았다. 또 영화 ‘올드보이’ ‘건축학개론’,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과 올림픽 개폐회식 음악을 만들었던 이지수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한다.

임충일 미술감독은 배경을 웅장하게 인간을 자그마하게 표현한다. 자연 앞에 놓인 인간의 초라함을 드러내는 극적인 연출이다. 대망신을 상징하는 산불은 인간 세상의 추함을 드러내는 요소로, 4D 형태의 입체적 효과를 적용해 압도적인 힘을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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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판타지 ‘붉은 선비’./제공=국립국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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