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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금융 규제 앞에 선 메리츠종금證…‘신저가’

부동산금융 규제 앞에 선 메리츠종금證…‘신저가’

기사승인 2019. 12.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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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수익원 꼽혀…투자심리 위축
자기자본대비 우발채무비율 192%
"규제 영향권" 2거래일 연속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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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최근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단속에 나서면서 메리츠종금증권의 주가가 2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수익의 절반 이상이 부동산 PF에서 발생하는데 금융당국의 규제에 성장세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다른 대형 증권사들의 경우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메리츠종금증권은 규제의 영향을 직접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의 주가는 전장보다 2.84% 내린 3590원에 마감했다. 장 중 한때 3535원까지 내려가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금융당국의 발표 다음날 11% 넘게 폭락한 후 2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주가가 3500원대로 주저앉은 것은 작년 8월 이후 처음이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PF 건전성을 관리하겠다고 나서면서 이를 주요 성장 동력으로 삼아온 메리츠종금증권의 영업력 축소를 우려해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반면 부동산 PF 우발채무 비중이 높은 편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자회사로 둔 한국금융지주의 주가는 각각 보합, -0.89%로 마감했다. 이들의 채무비중은 높지만 부동산 PF를 제외한 기업금융(IB) 부문의 실적 기여도가 높아 당국의 규제 영향이 적을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지난 5일 금융위원회는 부동산 PF 채무보증 규모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잠재리스크도 커지고 있다며 부동산 PF 건전성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별도 규제가 없었던 부동산 채무보증 한도를 자기자본 대비 100%까지만 설정할 수 있도록 하는 등 2020년까지 건전성 관리 강화 및 리스크 점검 체계 등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2013년 10조원 수준이던 증권사 부동산 PF 채무보증 규모는 지난 6월 말 기준 26조원으로 급증했다. 전체 금융사의 부동산 PF 가운데 증권사가 93.2%를 취급하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우발채무 비율은 메리츠종금증권(192%)·한국투자증권(62%)·NH투자증권(40%)·미래에셋대우(27%)순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부동산 PF 사업을 적극 확대하면서 채무보증 비율이 자기자본의 100%를 훌쩍 넘어섰다. 당국의 개선안에 맞추기 위해선 부동산 PF를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게 불가피해졌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정부 규제가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시행되기 때문에 당장 인위적으로 처분할 대출자산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발채무 비중이 높은 증권사들이 대응 방안을 포괄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당장 부동산 대출을 매각할 수는 없는 데다 당국의 발표도 최근에 나왔기 때문에 부서 간 협의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율이 높고 부동산 PF 비중이 큰 메리츠종금증권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삼성증권은 목표주가를 4500원으로 18.2% 낮췄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도 메리츠종금증권이 금융당국의 규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종금증권의 부동산 PF 우발채무 규모는 당사 추산 7조원에 달하는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및 관련 수익의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수익성이 낮은 자산 위주의 포트폴리오 축소로 당장의 충격은 최소화되겠지만 위험계수 상향, PF대출 신용공여 추가한도 취급 제외 등으로 영업 확장에는 제약이 따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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