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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훈센, “베트남 꼭두각시 아냐”…베-캄 행사에서 발끈

캄보디아 훈센, “베트남 꼭두각시 아냐”…베-캄 행사에서 발끈

기사승인 2019. 12. 2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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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22억원 투자한 자 국경시장 캄보디아에 인계
친(親)베트남 성향 비판 의식한 훈센 총리, "베트남 꼭두각시 아냐…영어 쓰는 당신들은 누구의 꼭두각시냐" 일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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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캄보디아 중동부 트봉크뭄주에서 베트남 정부가 캄보디아 정부에 자(Da) 국경 시장을 완전히 인계했다. 베트남 정부는 해당 프로젝트에 22억5000만원 상당을 투자했다. 행사에 참석한 훈센 캄보디아 총리(왼쪽에서 두번째)와 찡 딩 중 베트남 부총리(가운데)의 모습./사진=베트남정부뉴스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평소 파격적인 언행으로 유명한 정치인 중 하나다. 그가 이번엔 “베트남어로 얘기한다고 베트남 꼭두각시라니, 영어를 쓰면 미국의 꼭두각시냐”며 발끈했다. 밀접해지고 있는 베트남-캄보디아 관계를 두고 훈센 총리의 친(親) 베트남 성향에 대한 비판이 일자 직접 반박한 것이다.

25일 베트남정부뉴스, 프레시뉴스를 비롯한 베트남·캄보디아 현지 언론은 캄보디아 중동부 트봉크뭄주(州)에서 베트남 정부가 자(Da) 국경 시장을 캄보디아 정부에 인계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행사에는 훈센 캄보디아 총리, 찡 딩 중 베트남 부총리와 양국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2018년 1월 착공한 자 국경시장은 베트남 정부가 총 450억동(22억5000만원) 상당의 자본을 투자해 만들었다. 과거 전장이었던 국경 지역에 시장을 건설, 빈곤지역인 국경을 양국 통상의 교두보로 탈바꿈해 경제·무역·투자를 확대하자는 취지다. 현재 84% 가량 진행중인 베트남-캄보디아 국경 획정 문제도 원만히 풀어가자는 제스쳐로도 풀이된다.

이날 행사에서 훈센 총리는 베트남과의 밀접한 관계에 대한 연설 중 ‘베트남의 꼭두각시’라는 자신에 대한 비판에 대해 반박했다. 이 비판은 이달 중순, 국경 지대에서 실시된 베트남-캄보디아 군대가 연합으로 재난 구조 훈련을 시행한 것과 이번 국경 시장 문제와 밀접하다.

캄보디아 정치권은 친(親) 베트남 성향이 크지만, 과거 전쟁을 비롯한 역사적 이유로 캄보디아 국민들의 베트남에 대한 감정은 좋지 않은 편이다. 군대 연합 훈련과 베트남의 국경 지대 투자로 일각에서는 “정부가 베트남이 캄보디아의 국경을 넘도록 놔두고 있다”, “캄보디아를 침략하려는 베트남의 계획을 정부가 방치하고 있다”는 여론이 일었다.

이에 더해 베트남어를 구사할 줄 아는 훈센 총리가 베트남어로 연설한 것을 두고 ‘베트남의 꼭두각시’란 비판이 소셜네트워크(SNS)를 중심으로 퍼졌다. 훈센 총리는 이를 의식한 듯 “베트남어로 말하니 베트남의 꼭두각시라고 한다. 영어와 프랑스어로 얘기할 땐 왜 미국·영국과 프랑스의 꼭두각시라고 부르지 않느냐”며 “영어와 프랑스어로 얘기하는 당신들은 누구의 꼭두각시인가”라고 일갈했다.

훈센 총리는 “자 국경시장은 국경지대의 중요한 교역 장소로 거듭나 장기적으로 기아·빈곤퇴치에 기여해 국경 거주민들의 삶을 개선할 것”이라 강조했다. 중 부총리 역시 “양국 간의 연대와 우호를 나타내는 좋은 상징이자 베-캄 국경 무역 발전을 위한 새로운 원동력을 만들어 내 양국의 경제를 연결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 말했다. 캄보디아 정부는 2020년 베트남-캄보디아 양국 교역액 50억 달러(5조8080억원) 이상을 목표로 협력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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