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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대비 태세에 들어간 시민들…中 관광객 많은 명동·강남 기피

‘우한 폐렴’ 대비 태세에 들어간 시민들…中 관광객 많은 명동·강남 기피

기사승인 2020. 01. 28.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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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에만 보이는 마스크, 매장엔 품절
잠깐 외출 시에도 마스크 착용…마스크 미착용자 피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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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약국에서 마스크를 박스채로 구매한 중국인 관광객 일행의 모습./사진=김현구 기자
“마스크?”

28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약국에서 박스를 들고 나오는 중국인 관광객에게 박스를 가리키며 묻자 “예스 예스 마스크”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 중국인 관광객 일행의 손에도 약국에서 구매한 마스크 박스를 담은 비닐봉지가 들려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일명 ‘우한 폐렴’이 국내외에서 확산되는 가운데 시민들이 스스로 대비 태세에 들어갔다. 마스크와 손 세정제가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중국인 관광객과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피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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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서울 강남의 한 약국에서 마스크를 대량 구매하고 있는 손님의 모습./사진=서현정 기자
◇약국에만 보이는 마스크, 헬스 앤 뷰티(H&B) 매장엔 품절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명동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등지의 화장품 매장이나 헬스 앤 뷰티(H&B) 매장에는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찾는 손님으로 넘쳐났다. 신사동 인근의 매장 직원 A씨는 “‘우한 폐렴’ 사태가 터지자 평소에 판매하지 않던 손 세정제까지 주문해 판매했다”며 “(본사에서) 최대한 매장에 넣어준다고 하는데 못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매장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같은 회사의 명동지점 매장 직원 B씨는 “이르면 오늘 재입고해준다고 말은 하는데 확신할 순 없다”고 밝혔다.

이들 매장과는 달리 약국에는 마스크와 세정제를 구매하려는 손님들로 가득했다. 이날 오전 명동의 한 약국 직원 C씨는 “손 세정제가 재입고된 지 한 시간도 채 안 돼 동났다”며 “시민들이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약국에서 10개의 마스크를 구매한 이옥주씨(54·여)는 “아들이 사람 모이는데 가지 말고 마스크 꼭 쓰고 다니라고 신신당부해서 사러 나왔다”며 “명동엔 특히 중국인이 많아 더욱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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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후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이동하는 모습./사진=서현정 기자

◇잠재적 감염자·위험장소 피하기

중국인 관광객과 마스크 미착용자를 피하려는 시민들도 늘어나고 있다. 신사역 인근의 한 화장품 매장 직원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매장에 들어오는 중국인 손님을 보고 한국인 손님이 나가는 일도 있었다”며 “평소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손님이 많아 더욱 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사동의 한 성형외과 관계자도 “중국인 손님이 수술을 취소하는 경우가 종종 있긴 하지만 이번 우한 폐렴 사태와 관련됐다고 보긴 힘들다”며 “가끔 이와 관련해 한국인 손님들의 문의가 있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12시께 서울 중구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회사원 윤정민씨(31·남)는 “누가 어떻게 감염됐는지 모르니까 집 앞에 잠깐 나가더라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며 “주말에 강남에서 모임이 있는데 취소하거나 안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중국 내 우한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는 106명이며 국내 확진자는 4명이다. 우한 폐렴의 잠복기는 최대 2주로 알려져 시민들의 대비태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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