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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정의선부터 손정의·빈살만까지…‘인맥왕’ 이재용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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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정의선부터 손정의·빈살만까지…‘인맥왕’ 이재용의 힘

기사승인 2020. 05.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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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뉴 삼성', 왜 강한가] ⑦
국내외 경제계서 끈끈한 인맥형성
정의선·최태원 등과 각별한 사이
부시·발렌베리가와는 대를 이은 인연
애플 등 특허전쟁 해결 실마리 풀어내
이재용 인맥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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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는 국내 재계 1·2위 그룹을 이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첫 단독 회동이 이뤄져 화제를 모았다.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를 화두로 삼은 이날 회동에 대해 재계에서는 그간 소원한 관계에 있던 양대 그룹 간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먼저 나왔다. 특히 이 부회장의 초청으로 이뤄진 이번 회동은 두 사람의 개인적인 친분이 가교 역할을 했다. 사석에서는 정 부회장이 두 살 위인 이 부회장을 ‘형’이라고 부르는 등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 부회장은 국내외 정·재계에서 폭넓은 인맥을 갖춘 것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역량은 글로벌 고객사와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 것은 물론, 한국 대표 기업인으로서의 위상 강화로 이어졌다. 재계에서는 “초일류 기업을 경영하는 다른 어떤 기업가도 쉽게 만들 수 없는 탄탄한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폭넓은 인맥…사석에선 스스럼 없는 관계도
2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경기초·청운중·경복고를 나와 서울대(동양사학과)·일본 게이오대 석사에 이어 미국 하버드대 박사과정을 거치며 다양한 인적 네트워킹을 확대해 왔다.

경기초 동문으로는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이명박 전 대통령 아들 이시영 씨 등이 있으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정몽준 전 의원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등과는 청운중 동문이다.

특히 최고경영자(CEO)를 다수 배출한 경복고를 졸업해 재계 선후배 관계가 튼튼하다. 경복고 동창으로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 등이 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함께 다닌 동갑내기 사촌 정용진 부회장과는 종종 만나 허물 없이 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11년 비공개로 열린 정 부회장의 결혼식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이해욱 회장과는 ‘야구’라는 공통관심사가 있어서 과거 잠실야구장 VIP석에 나란히 앉아 맥주를 마시며 삼성라이온즈와 LG트윈스의 경기를 관전한 모습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해욱 회장은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조카사위다.

경복고 동문 선배로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고 조양호 한진 회장, 홍영철 고려제강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등이 있고, 사촌형인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경복고 선배다. 후배로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등이 있다.

동갑내기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는 경기초 동창이자 비슷한 시기에 일본 게이오대 대학원을 다녀 친밀한 사이로 알려졌으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과는 하버드대 동문이라는 점에서 2014년 말 삼성과 한화그룹의 화학 계열사 빅딜 당시 하버드대 인연이 막후 조정에 한몫했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이 부회장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김 부사장은 하버드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는 글로벌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국내 최대 통신사인 SK텔레콤의 오너라는 사업적 협력 관계를 넘어 개인적으로 각별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부회장은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아시아 정·재계 인사들의 모임인 보아오포럼에서 최 회장의 후임으로 2013~2018년 이사직을 수행했다. 이사 선임 후 첫 포럼 참석 당시 “최(태원) 회장님이 특별히 부탁하신 만큼 임기동안 열심히 활동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보아오포럼 이사직은 부회장 승진 이후 첫 외부 역할을 맡은 것으로, 미래 삼성의 핵심인 중국의 정·재계 인맥 확대에 최 회장이 가교 역할을 한 셈이다.



손정의 - 연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오른쪽 첫번째)이 2019년 7월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만찬을 위해 회동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도 남달라…특허분쟁 해결 등 성과로
지난해 7월 방한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뒤 이 부회장과 단독 회동을 갖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구광모 LG회장 등이 참석하는 국내 기업인들과의 만찬 장소로 이동했다. 당시 손 회장은 자신의 차량에 이 부회장을 태워 만찬장까지 함께 움직여 주목을 받았다. 한일 경제계를 대표하는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의 ‘각별한 사이’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부회장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는 인공지능(AI) 등 미래산업 등에 대한 협력방안을 공유하는 사이며,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래리 페이지 구글 창업자 등과도 인연을 맺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뿐 아니라 마르틴 빈터코른 전 폭스바겐 CEO, 제프리 이멀트 전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 CEO들과도 친분을 쌓아 왔다. 이 부회장은 피아트-크라이슬러 그룹의 지주회사인 엑소르의 사외이사를 맡기도 했다. 2012년에는 친분이 있는 노르베르트 라이트호퍼 BMW 회장을 독일에서 직접 만나 삼성SDI의 배터리공급 계약을 성사시켰으며, 이러한 인연은 지난해 삼성SDI가 BMW와 29억 유로(약 4조원) 규모의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데 원동력이 됐다.

대(代)를 이은 인연도 눈길을 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만났는데, 부시 전 대통령은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첫 해외 반도체를 설립한 1996년 이 부회장의 부친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텍사스 주지사가 부시 전 대통령이었다.

삼성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알려진 발렌베리그룹과의 인연은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됐다. 이건희 회장이 2003년 스웨덴 출장 당시 발렌베리가를 방문해 경영 시스템과 기업의 사회적 역할 등과 관련해 의견을 나눈 데 이어, 이 부회장도 지난해 12월 마르쿠스 발렌베리 SEB 회장과 비공개로 만나 양사의 협력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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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왼쪽)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친근감을 표시하고 있다. /제공=삼성전자
파트너와 라이벌을 가리지 않는 이 부회장의 ‘실용주의’적인 대외 활동은 다수의 기업 성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특히 글로벌 기업의 이해관계가 얽힌 특허전쟁의 실마리를 잇따라 풀어낸 일은 유명하다.

이 부회장은 2011년 특허전쟁이 촉발된 후 그해 10월 애플 공동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추도식에 팀 쿡 애플 CEO의 초청으로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스티브 잡스와는 서로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전화해서 위로하는 사이”라면서 “2005년 큰 거래가 있을 때 집으로 초대받아 저녁을 같이 하면서 친해지게 됐다”고 인연을 공개한 바 있다. 추도식 이후 단독 회동을 가진 이 부회장과 팀 쿡 CEO는 2014년 선밸리 컨퍼런스에서 다시 만나 미국을 제외한 9개국에서 진행되는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소송을 취하하며 3년 넘게 끌어온 다툼에 종지부를 찍었다. 미국에서 진행되던 특허소송도 2018년 합의에 이르렀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특허전쟁 역시 이 부회장과 사티아 나델라 MS CEO가 2014년 회동한 뒤 이듬해 종료됐으며, 이후 두 기업은 발전적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8월 갤럭시노트10 언팩 행사에서는 갤럭시노트10에 MS의 모바일 이메일 솔루션인 아웃룩을 기본 탑재하고 윈도10 PC간 연결성을 강화하는 등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이 이처럼 글로벌 파트너들과 두루 인연을 쌓아온 데는 전무 시절 삼성전자 최고고객책임자(CCO)를 맡아 해외 유수의 기업고객을 만나 활동한 영향이 컸다. 비즈니스 파트너와 긴밀한 관계를 맺기 위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직접 만나 사업협력을 논의한 경험이 폭넓은 인맥은 물론 현장과 소통을 중시하는 리더의 모습으로 이어진 것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영어와 일본어 등 외국어에 능통하고 글로벌 감각과 소통이 몸에 배어 글로벌 리더들과 폭넓은 친분을 쌓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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