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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원 기업은행장, 코로나 위기기업에 두달간 12조…IMF·금융위기 지원실적 ‘훌쩍’

윤종원 기업은행장, 코로나 위기기업에 두달간 12조…IMF·금융위기 지원실적 ‘훌쩍’

기사승인 2020. 07. 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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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원 號 기업은행 성과와 과제
"소상공인, 미래 고객이자 경제 버팀목"
초저금리 대출·이자납입 유예 혜택
제 색깔내기 역부족…새 비전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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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원 기업은행장 취임 6개월. 윤 행장의 행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대응으로 점철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기업은행은 두 달만에 12조원을 지원했다. 위기 지원 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응에 역량을 집중하다 보니 그만의 색깔을 아직 보여주지 못했다. 그런 와중에도 윤 행장은 기업은행이 나아가야 하는 ‘길’은 제시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과 소상공인들을 지원하는 역할이,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되는 동시에 기업은행의 새로운 고객과 성장발판을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더해 소통과 공감을 본인의 경영철학으로 강조했다. 기업은행이 지원하는 기업과의 소통, 임직원과의 소통, 고객과의 소통 등을 통해 기업은행의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5월 31일까지 소상공인 대상 초저금리 대출로 24만1000여건, 총 7조8000억원을 지원했다. 또 만기연장 2조8126억원, 이자납입 유예 9273억원까지 더하면 11조54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까지 포함하면 기업은행의 코로나19 대응 지원은 대폭 늘어난다.

역대 기업은행이 위기 시 실시했던 금융지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기업은행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기업지원 규모가 6000억원 순증,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지원규모가 5조2000억원 늘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만 8조원에 이른다.

기업은행이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에 ‘올인’한 데는 윤종원 행장이 바라본 기업은행의 역할에서 잘 나타난다. 윤 행장은 코로나19 사태 등 일시적 어려움 때문에 기업 기반이 와해되면 국가경제가 위태로워지고, 기업은행도 생존할 수 없다고 봤다. 이에 윤 행장은 올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출 지원 목표를 큰 폭으로 늘렸다.

그는 또 현장경영과 소통의 가치를 줄곧 강조해왔다. 노조의 반대로 선임 한 달 만에 뒤늦게 연 취임식에서 “소통하고 공감하는 은행장이 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윤 행장의 이 말은 외부인사인 자신의 ‘낙하산 인사’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임직원과 그리고 고객들과 소통을 강화해 현장의 어려움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업은행에 윤 행장의 색깔을 입히지 못한 모습이다. 취임 이후 한 달간은 노조의 반대로 경영일선에 나서지 못한 데다, 전무이사 인사를 놓고도 갈등을 벌였다. 또 본격 행장 업무에 돌입하자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지원에 몰두 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핵심 가치로 삼은 바른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바른경영실을 행장 직속으로 설치하고, 혁신금융을 고도화하기 위해 혁신TF를 만들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행장은 앞으로 남은 2년 6개월 기업은행의 비전을 수립해야 하고, 그만의 경영색깔과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며 “전임 행장들과 차별화하지 못하고, 은행의 성장세도 답보 상태에 머무른다면 외부인사 한계라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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