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용카드 시장은 전업 카드사 7곳 중에서 신한카드의 시장 지배력이 가장 월등하고, 그 외 카드사들이 중위권과 하위권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치열한 경쟁을 하는 구조입니다. 이 같은 시장 구조 탓에 ‘출혈 마케팅’ 얘기는 사실 카드업계에선 어제오늘 이야기는 아니죠. 카드사 혜택에 따라 고객들은 곧바로 갈아타기 일쑤여서 카드사 입장에선 마케팅 비용을 많이 지출할수록 시장 점유율도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법인 신용판매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부터 결제시장에서 총 결제금액 중 어느 카드사가 더 많은 결제를 담당했느냐에 따라 순위를 매기게 된 것도 그동안 시장 점유율로 직결되는 지표였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과거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4.5%까지 이르던 시절의 얘기라 현재와는 맞지 않는 지표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10여 차례가 넘는 카드 수수료 인하로 현재는 영세 가맹점의 경우 수수료율이 0.8%까지 내려왔는데, 수익성에 있어선 이미 마이너스 구간에 진입했습니다. 즉, 시장 점유율이 높다고 해서 과거처럼 곧바로 순익 규모도 높아진다는 공식이 더이상 성립하지 않는다는 얘깁니다.
복수의 카드 관계자들이 “과거처럼 한 가지 지표만으로 순위를 나열하는 것은 ‘무의미한 경쟁’”이라고 평가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평가 지표가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인데요. 특히 카드업계는 테크핀발 지급결제시장에서 무한경쟁 시대를 맞닥뜨리면서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죠. 시대가 변한 만큼 비용 효율성을 이뤘는지, 시장 지배력은 유지하고 있는지, 건전성은 괜찮은지, 성장성은 있는지 등을 전부 아울러 입체적으로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