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중국 정부가 홍콩에 직접 설치한 ‘홍콩 국가안보처(홍콩국가안보수호공서)’ 수장에 강경파 인사인 정옌슝(鄭雁雄·57)을 임명한 사실이 이런 현실을 잘 말해준다. 싱다오르바오(星島日報)를 비롯한 홍콩 언론의 4일 보도에 따르면 전날 임명된 그는 최근까지 광둥(廣東)성 상무위원회 비서장을 지냈다. 2011년 산웨이(汕尾)시 당서기를 지낼 때는 토지수용 보상을 요구하는 우칸(烏坎)촌 시위대를 무력 진압해 논란을 일으킨 강경파로 유명하다. 향후 홍콩보안법 반대 시위에 나설 홍콩인들을 어떻게 대할지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고 봐도 좋다.
홍콩 정부 산하에 설치되는 국가안보수호위원회의 고문에 뤄후이닝(駱惠寧) 홍콩주재 중앙정부 연락판공실 주임을 임명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홍콩특구의 행정장관이 주석을 맡는 이 위원회는 국가안보 관련 정책 수립 및 법 제도와 집행체제 구축 등을 담당하는 곳으로 고문은 사실상 상왕에 해당한다고 해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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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 역시 사태를 수수방관하지 않고 있다. 특히 미국은 해군의 항공모함 2척을 남중국해에 급파, 중국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3일(현지 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 해군 항공모함 니미츠호(CVN-68)와 로널드 레이건호(CVN-76)가 중국 해군이 군사 훈련 중인 남중국해에서 4일 이후 작전을 펼칠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홍콩을 둘러싼 중국과 서방 세계의 긴장도가 그야말로 최고로 올라가는 상황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