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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 결정 임박한 이재용, 종횡무진 행보로 ‘총수 존재감’

기소 결정 임박한 이재용, 종횡무진 행보로 ‘총수 존재감’

기사승인 2020. 07. 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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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부산공장 방문 현장점검
미래 먹거리 전장·반도체 꼼꼼챙겨
내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회동
차 배터리·MLCC 등 전장사업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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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기소 여부 결정이 임박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6일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 이후 매주 한차례씩 사업장 방문 일정을 소화하며 삼성의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인 반도체와 전장사업을 살폈다.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고 한 지난 5월 6일 대국민 사과를 적극적인 현장 행보로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임직원들과 만날 때마다 “불확실성에 위축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자”는 취지의 메시지를 던지며 미래를 향해 꿋꿋하게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불확실성’과 ‘미래’ 등이 자주 등장하는 이 부회장의 발언에서 재판·구속 등으로 점철된 지난 4년의 악몽이 또다시 재현될까 하는 우려가 읽힌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 같은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총수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미를 강조한 것으로도 내비친다.

삼성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이며, 오너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인식은 삼성의 고위 임원들의 최근 발언을 봐도 알 수 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장도 지난 15일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19로 위중한 시국에 전문경영인으로서 불확실한 시대에 필요한 투자가 일어나지 않는다”며 이 부회장의 ‘총수 역할론’을 강조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이 16일 부품 제조 계열사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한 것 역시 이 같은 ‘총수의 역할’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그는 이 자리에서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현실에 안주하거나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이 부회장이 이날 찾은 라인이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생산공정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MLCC는 전자 회로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전기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소재다. 이 때문에 MLCC는 모든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필수 소재로, 특히 최근 전기차 자율주행차의 부상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부품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이 내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의 ‘2차 미래차 배터리 회동’을 앞두고 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삼성이 자동차용 배터리·MLCC 같은 전장사업에 반도체 못지 않은 큰 힘을 싣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전장용 MLCC 사업을 직접 살펴보고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해달라고 주문하기 위해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2016년 11월 글로벌 1위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전장사업에 뛰어들었다. 인수금액만 80억 달러(약 9조4000억원)에 달하는 이 부회장의 ‘통큰 베팅’에 당시 시장은 의아해 했지만, 4년이 지난 지금 영업이익이 5배 가량 늘며 ‘신의 한수’로 평가받는다.

2018년 8월에는 AI, 5G, 바이오와 함께 전장용 반도체를 4대 미래성장사업으로 선정해 전폭적인 육성을 선언했다.

이 부회장이 올해 들어 사업장을 직접 찾아 현안을 챙기고 임직원들과 소통한 것은 7번째다. 해외 출장 등 공개 일정을 모두 합치면 14번째 행보다.

지난 달 30일 삼성전자의 반도체 자회사 세메스(SEMES) 천안사업장을 방문했고, 이달 6일에는 수원사업장 사내 벤처프로그램 C랩 참여 임직원들과 만났다.

이날 부산 방문에는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 김두영 컴포넌트사업부장, 강봉용 경영지원실장 등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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