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정전협정 67주년에 ‘핵 보유국’ 과시한 김정은... 비핵화 구상 ‘비상’(종합)

정전협정 67주년에 ‘핵 보유국’ 과시한 김정은... 비핵화 구상 ‘비상’(종합)

기사승인 2020. 07. 28. 16:02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김정은 "자위적 핵 억제력으로 안전ㆍ미래 영원히 담보"
김정은 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국해방전쟁 승리의 날’ 67주년이었던 지난 27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회 전국노병대회에 참석했다고 28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 보유국’ 위상을 과시하고 나서면서, 한반도 비핵화 구상에 ‘빨간불’이 켜졌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28일 김 위원장이 전날(27일) 평양 4·25 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회 전국노병대회에 참석해 “우리의 믿음직하고 효과적인 자위적 핵 억제력으로 하여 이 땅에 더는 전쟁이라는 말은 없을 것이며 우리 국가의 안전과 미래는 영원히 굳건하게 담보될 것”이라고 연설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을 겨냥해선 ‘제국주의’ ‘침략성과 야수성’ 등 거친 단어를 사용한 반면, 혈맹인 중국에 대해서는 “이 기회에 우리 인민의 혁명전쟁을 피로써 도와주며 전투적 우의의 참다운 모범을 보여준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들과 노병들에게도 숭고한 경의를 표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북·미 협상 교착 상황에서 ‘핵 보유국’ 지위를 활용한 미국 압박 카드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지난 18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전쟁 억지력’이라며 발언의 수위를 낮추다 열흘도 안 돼 다시 ‘핵’을 꺼내든 만큼, 비핵화 의지가 낮아진 게 아니냐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아시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 하지 않는 것이 미국을 견제하겠단 의미인 만큼,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적 협상의 한계가 다시 한 번 증명된 것”이라며 “북한이 코로나19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인도적 교류 협력 등) 덩치가 작은 지원은 받지 않을 수 있다. 북한의 행동에 변화가 있어야 한국 정부도 (협력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일단 통일부는 북한의 ‘핵 억제력’ 발언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는 북한의 고강도 메시지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을 자제하면서, 남북 관계 정상화에 집중하겠단 구상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8일 오전 통일부에서 실·국장들과 첫 브레인스토밍(자율토론) 회의를 열고 “통일부가 기다림의 자세를 넘어서 차고 나가는 적극적인 자세로 한 걸음 더 기민하게 움직이며 작품을 함께 만들길 바란다”며 △평화·경제 로드맵 구상 △교류·협력 △투자의 촉진 △재정과 정책의 통일 단계 등에 힘 쓸 것을 당부했다. 북한 핵 이슈에 대한 언급은 피하면서도, 대북 사업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자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는 점을 강조해온 미국과 일본 정가는 비상이 걸렸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자위적 핵 억제력’ 언급에 대해 “중요한 것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약속을 포함해 북미 정상 간의 합의가 완전히, 신속히 이행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일본)는 계속 북·미 프로세스를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CNN 방송 역시 27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의 연설과 관련해 “북한이 스스로 생존의 열쇠로 보는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게 만드는 협상이 얼마나 어려운지 상기시켜준다”고 보도하며 우려감을 표명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