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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망우리공원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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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망우리공원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보물

기사승인 2020. 07.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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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우리공원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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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경기 중랑구청장
코로나19로 걷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걷는 시간은 온전한 개인의 시간이라 거리두기를 하며 몸과 마음을 살필 수 있다. 집 가까이에서 울창한 숲길을 걸을 수 있는 우리 구의 자연조건이 새삼 감사하다. 동쪽에 병풍을 이루는 망우산과 용마산 그리고 서쪽으로 유유히 흐르는 중랑천은 구민들의 자랑이기도 하다.

그 중 구릉산과 용마산을 연결하는 망우산은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곳이다. 이 일대의 지명이 망우리(忘憂里)가 된 것은 태조 이성계가 이곳에 서서 “이제야 근심을 잊겠다” 라 했던 일화에서 비롯됐다. 이곳에 온 사람들은 태조의 심정이 되어 근심을 잊는다는 말에 크게 공감하며 걷는다.

중랑구는 7000여 기의 묘역과 망우산 일대를 묶어 25만 평의 망우리공원으로 가꾸고 있다. 이곳은 산과 숲, 산책로를 갖춘 구민 모두의 공원(公園)이면서 동시에 역사성까지 갖추고 있는 우수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이곳이 역사적 의미를 갖게 된 것은 묘지공원으로 운영된 기간이 1933년부터 1973년이라는 특별한 시기에서 기인한다. 이 40년 동안 사망한 분들은 근대화와 일제강점기, 해방과 한국전쟁을 관통하며 살았다. 각 인물의 삶 하나하나가 근현대사의 역사적 의미를 갖는 사건인 것이다. 더구나 여기에는 국적과 좌우 이념, 종교, 성별, 신분을 가리지 않고 그 시절을 살아간 필부필부, 장삼이사들이 다 모였기에 그야말로 근현대사의 보고(寶庫)라 할 수 있다.

물론 유명한 애국지사와 문화예술인도 상당하다. 한용운 선생을 비롯해 아홉 분의 독립 유공자 묘역은 국가가 지정한 문화재이고, 유관순 열사의 유해도 이곳에 합장되어 있으니 애국지사 묘역으로써의 보존가치도 높다. 이 외에도 근대화에 앞장서고, 당대를 풍미한 문화예술인도 60여 분 가까이 잠들어 계신다. 예를 들어 지석영·유상규와 같은 근대 의학자, 강소천·김말봉·박인환 등의 문학인, 이중섭·이인성·권진규와 같은 미술인, 나아가 ‘호무랑(홈런)’타자인 이영민 등 이름을 다 열거하기에도 벅찰 정도이니 근현대사 인물 박물관이라 할 수도 있다.

40년이 지난 지금 망우리공원은 아름다운 자연 경관 속에 묘역과 조우하는 매우 특별한 공원이 됐다. 5.2km의 산책로와 숲에는 계절마다 온갖 꽃이 피고 수목이 자란다. 사색하며 걷기에도 좋고 교육 공간으로도 손색이 없으니 이렇게 입체적인 공원은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25만 평 전체가 소중한 보물인지라 중랑구는 망우리공원을 제대로 가꾸고 알리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망우리공원의 역사 인물을 박제화된 존재가 아닌 우리의 삶 속에 되살린다. 개개인의 삶을 재조명하고 기억해 나가는 것이다. 올해 서거 100주년을 맞는 유관순 열사 추모 행사를 하고, ‘방정환교육지원센터’처럼 인물의 정신을 정책과 사업에 깊이 녹여낸다. 학술연구와 교육, 체험프로그램 개발과 자료 축적도 그 일환이다.

다음으로 역사 공원다운 면모와 형식을 갖추기 위해 묘역을 재정비하고, 휴식과 교육 기능을 갖춘 웰컴센터를 건립한다. 탐방로와 나무식재 등 공간을 제대로 조성하기 위해 그동안 서울시에 관리권 이관을 지속적으로 요청한 결과, 이달 3일부로 공식 권한도 부여받았다.

끝으로 주민 주도로 지속성을 높이고 있다. 주민과 전문가가 함께 자문위원회를 구성했고 87개 봉사단체 약 천여 명이 참여하는 ‘영원한 기억봉사단’이 1대 1로 인물 묘역과 결연해 보존에 애쓰고 있다. 말 그대로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 즉 가까운 곳에서 먼저 즐겨 찾고 좋아하면 멀리 있는 사람도 기꺼이 이곳을 방문한다는 철학을 지켜가는 것이다.

묘역이 있던 짧은 40년, 그 뒤로 수목이 자라 울창한 숲이 되기까지 50년이 흘렀다. 향후 중랑구가 그리는 그림은 세계적인 메모리얼파크다. 자연과 공존하는 생명의 장소, 삶의 근심을 잊는 힐링의 공간, 과거를 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가는 역사 공간으로 조성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보물로 키워 나가려 한다.

뜨거운 가슴으로 격동의 시기를 뚜벅뚜벅 걸어왔던 우리 선열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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