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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이냐, 세대교체냐”…보험업계 CEO, 연말 연초 34명 임기 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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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초롱 기자

승인 : 2020. 08. 19. 07:55

코로나19+저금리·저성장·고령화 등 '4중고'
위기 속 업무 연속성 위한 연임 행진 관측
구원투수 등판 위한 쇄신 인사 이뤄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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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양 대 협회장인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과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이 각각 오는 12월과 11월에 나란히 임기가 만료된다. 업계 목소리를 대변하는 협회장들이 수개월 내로 임기가 끝날 예정이라 업계 전반적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통상적으로 차기 회장 하마평이 현직자 임기 만료 한 두달가량 앞두고 돌면서 업무 연속성이 떨어지는 탓이다.

신 회장과 김 회장을 포함해 올 연말 연초 임기 만료를 앞둔 보험업계 최고경영자(CEO)가 총 34명에 달하는 가운데 이르면 이달과 내달에도 임기가 끝나는 인사도 있어 어수선한 분위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보험업계는 현재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저금리·저성장·고령화 등 4중고를 겪고 있어 수장 교체보다는 연임을 통한 ‘안정’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경영성과가 좋지 않거나 계열사 간 전략적인 선택이 필요한 곳 위주로 세대교체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길 생보협회장과 김용덕 손보협회장과 함께 주요 보험사들의 임기가 마무리되는 CEO는 총 34명이다. 신 회장과 김 회장이 자리한 협회장 직은 관료 출신이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 김 회장 역시 과거 금융감독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교보생명과 KB생명을 거친 신 회장은 선임될 당시 민간 출신 인사를 선호하는 여론이 형성되며 생보협회장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문재인 정권이 임기 말로 접어든 만큼 이번에 보은 인사가 이뤄질 지 관심이다.

주요 보험사들 중에선 장수 CEO들의 거취가 주목된다. 우선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 임기인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은 지난해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 뒤 체질 개선을 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올 상반기 한화생명 순이익은 코로나19 사태에도 전년동기대비 88% 폭증한 1758억원을 기록했다. 여 사장은 한화그룹 내에서 구조조정·체질 개선을 통한 M&A 전문가로 정평나 있다. 앞서 여 사장은 적자에 허덕이던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로도 취임해 구원투수로 등판하면서 체질개선으로 흑자전환을 이뤄내기도 했다. 여 사장은 그룹 내에서 실적 악화 등 어려움에 처한 계열사마다 달려가 각 권역에서 본연의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체질 개선하는 미션을 수행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한화그룹 차원에서 한화생명 수장으로 자리를 옮겼던 만큼 그룹 정기 임원 인사에 관심이 쏠린다.

올 초 세대교체 차원에서 이뤄진 삼성그룹 정기 임원 인사에서 자리를 지킨 몇 안되는 CEO인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도 올 연말 임기가 만료된다. 매년 1월마다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를 통해 계열사 CEO들의 거취가 결정되는 탓에 최 사장의 연임 여부도 이맘 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 배를 타게 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수장인 성대규 사장과 정문국 대표의 임기도 올 연말 나란히 끝난다. 현재 양 사는 내년 7월까지 목표로 통합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지난달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 낸 하반기 정기 인사때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간 핵심 인력 교류를 위한 교차 인사도 낸 바 있는데, 성 사장과 정 대표의 자리가 이번 임기를 기점으로 바뀔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10년 간 DB손해보험을 이끌어온 김정남 부회장도 임기가 내년 정기 주총까지다. 지난달 김남호 DB그룹 회장이 취임하자마자 단행한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김 부회장이 자리를 유지하게 되면서다. DB그룹의 전신인 동부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는 와중에 상위권 지위를 지키며 성장을 도모해온 성과를 인정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이 그리는 ‘뉴 DB’ 체제에서도 DB손보는 금융계열사들을 거느리며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어 김 부회장 거취에 따라 ‘뉴 DB’의 방향성과 윤곽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도 대표적인 업계 장수 CEO로 꼽힌다. 3연임에 성공해 올 연말 임기 만료를 앞뒀는데, 그룹 회장인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임기가 한 달 먼저 끝난다. 금융지주 회추위 등을 통해 윤 회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된 뒤 양 사장의 거취 운신 폭도 정해질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양 사장은 계열사 현직 사장단으로 KB금융그룹 차기 회장 후보 풀에도 포함돼 있는 상태다.

2015년 메리츠종금증권에서 자리를 옮긴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의 경우 회사 체질 개선에 성공하며 메리츠금융그룹 내 입지 공고히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홍재은 NH농협생명 사장도 올 연말 임기가 끝난다. 홍 사장은 적자였던 NH농협생명을 지난해 흑자로 전환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올 초 농협중앙회 차원의 인사 태풍에서도 자리를 지킨 바 있다. 공동대표 체제인 미래에셋생명도 하만덕 부회장과 변재상 사장이 나란히 임기가 끝나며, 대주주가 사모펀드로 바뀐 롯데손해보험 역시 최원진 대표가 내년 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밖에 브누아 메슬레 BNP파리바생명 대표와 이태운 DB생명대표는 이달, 이학상 교보라이프플래닛 대표는 내달, 김상택 SGI서울보증 사장은 오는 11월, 허정수 KB생명 대표·홍봉성 라이나생명 대표·민기식 DGB생명 대표는 12월, 원종규 코리안리 사장·조병익 흥국생명 대표·권중원 흥국화재 대표·뤄젠룽 동양생명 사장·질 프로마조 AXA손해보험 대표·시예저치앙 ABL생명 사장은 내년 3월에 끝난다.
임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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