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국제평화포럼 개회사서 '비핵화' 대신 '평화' 강조 "남북 호혜 협력으로 북미 대화 견인해야" 한반도 평화 친선대사 위촉... 남북관계 복원 강한 의지
이인영 개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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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7일 오전 ‘2020 한반도국제평화포럼(KGFP)’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는 모습. /통일부 제공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남북이 주도하는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평화(CVIP·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Peace)’ 카드를 꺼내들었다. 미국의 북한 비핵화에 대한 입장인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개념에서 비핵화(Dismantlement) 부분만 평화로 바꿨다.
이 장관은 7일 통일부가 연 한반도국제평화포럼 영상회의 개회사에서 “남북이 주도하고 국제사회와 협력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평화(CVIP)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이 새로운 시작에 화답하는 북측의 목소리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이 장관은 남북 간 호혜적 협력이 선결될 경우 결과적으로 북·미 비핵화 대화의 큰 흐름을 앞당길 수 있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이 장관은 “현재의 한반도는 분단의 고착화와 평화 번영이라는 서로 다른 미래의 교차점에 서 있다”며 “우리의 선택은 명확하지만 주어진 상황은 어렵다. 북·미와 남북의 시간은 멈춰 서 있고 코로나19의 무차별한 확산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 제약을 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 장관은 “지난 70년의 남북 관계가 말해주듯 변화를 기다리고 상황에 내맡기는듯한 태도로는 결코 남북의 미래를 열 수 없다”며 “우리는 열린 바다를 항해하는 것이 아니라 두꺼운 얼음을 깨며 항로를 열어 가는 쇄빙선과 같은 태도와 자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 장관은 남북관계 개선 해법으로 “저는 ‘작은 기획’을 통해 인도협력과 교류협력을 재개하고 남북 간 대화를 다시 시작하며 약속한 것들을 하나하나 이행해 나가고자 한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 장관은 “이는 보건의료와 공동방역, 기후환경 등 우리의 삶의 문제에서부터 상생과 평화의 물꼬를 트이게 하는 실질적 협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장관이 취임 전부터 유엔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남북 간 물물교환 방식의 ‘작은 교역’을 강조한 점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이 장관은 이날 포럼에서 평화 공공외교 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민간 친선대사에 리사 클라크 국제평화국(IPB) 회장, 이대훈 성공회대 교수 겸 피스모모 평화교육연구소장, 정주진 평화갈등연구소장, 윤성욱 충북대 교수(정외과), 김동진 영국 트리니티칼리지 교수, 메리 조이스 무장갈등예방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GPPAC) 동북아 국장 등 6명을 위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