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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한나절 ‘힐링’ 산책...북한강 물의정원

[여행] 한나절 ‘힐링’ 산책...북한강 물의정원

기사승인 2020. 09. 0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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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물의정원
북한강변에 자리잡은 물의정원은 산책하며 힐링할 수 있는 한나절 여행지로 제격이다.
남양주 글·사진 김성환 기자 = 경기도 남양주 조안면 북한강 들머리에 ‘물의정원’이 있다. 강변에 조성된 습지 공원인데 훌쩍 떠나 한나절 바람 쐬고 오기 딱 좋은 여행지다. 서울서 가깝고 풍경이 예쁜데다 입장료도 없다. 계절이 교차하는 요즘도 좋지만 가을이 무르익어도 운치는 어디 가질 않는다. 기억했다가 사는 일이 녹록해질 때 찾아가본다.

여행/ 물의정원
물의정원 ‘강변산책길’.
여행/물의정원
물의정원 ‘강변산책길’. 버드나무가 운치가 있다.
한나절 부담 없이 다녀오려면 가깝고 가기 편해야 한다. 물의정원은 서울 도심서 가기가 수월하다. 교통이 원활하면 자동차로 1시간만에 닿는다. 가는 길도 예쁘다. 한강을 거슬러 오르는데 팔당댐을 거쳐 북한강, 남한강이 합쳐지는 두물머리(경기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를 지난다. 두물머리에 잠깐 들러도 좋다. 이름난 경승지이자 사진 촬영 명소다. 호수처럼 고요한 강을 배경으로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고상하게 뿌리내린 풍경을 보려고 멀리서 애써 찾는 사람들이 많다. 물안개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면 풍경은 더 몽환적이다. 조선후기 진경산수화로 이름을 날린 화가 겸재 정선(1676~1759)은 ‘독백탄’이라는 작품 속에 두물머리 풍경을 그려 넣었다. 주변으로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다.

물의정원까지 기차를 이용해도 된다. 물의정원은 경의중앙선 운길산역에서 걸어서 10분이 채 안걸린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운길산역까지는 약 40분 거리다. 운전대를 놓으면 풍경이 더 잘 보인다. 이게 기차여행의 장점이다. 하나 더 추가하면 요즘은 자전거를 타고 물의정원까지 가는 사람들도 많다. 북한강을 따라 자전거 도로가 잘 조성돼 있는데 이 도로가 물의정원을 지난다. 무더위가 한풀 꺾인 요즘이 라이딩의 적기다.

여행/ 물의정원
물의정원 ‘강변산책길’에는 북한강을 바라보는 나무 그네 의자가 놓여있다.
여행/ 물의정원
물의정원 ‘강변산책길’
물이 깃든 풍경은 서정적이다. 프랑스 파리 근교의 지베르니 마을에는 인상주의 화가 클로드 모네(1840~1926)의 집과 정원이 있다. 그는 43세가 되어서야 이 집과 정원을 마련했다. 여기서 머물며 죽을 때까지 정원을 가꾸고 이 풍경을 캔버스에 담았단다. 정원 중에 물의정원도 있다. 그의 대표적인 연작 ‘수련’이 여기서 탄생했다고 알려졌다. 여행자들은 버드나무 가지가 평온하게 늘어지고 진초록 연잎이 둥둥 떠다니는 연못의 풍경을 두고 ‘요정이 튀어나올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여행/ 물의정원
물의정원 ‘뱃나들이교’
북한강 물의정원도 그렇다. 고상하고 우아한 멋이 있다. 북한강이 유려하게 흐르고 강변에 늘어선 버드나무가 운치를 더한다. 사방에 제멋대로 자란 수생식물도 마음을 싱싱하게 만든다. 멀뚱하게 앉아 시간을 죽여도 후회하지 않을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벌러덩 드러누워 파란 하늘을 바라보기 딱 좋은 잔디밭도 있다.

물은 가끔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 흙도, 건물도, 인간도 물을 이기지 못한다. 그러나 본질은 고요하고 미동이 없다. 또 유순해서 기울어진 곳으로 흐르다가 움푹 패인 곳에 그저 멈춰 고인다. 바람이 거칠거나 땅이 급격히 기울면 물은 요동을 친다. 물이 본래 그래서 그런 것이 아니다. 판판하게 흐르는 강이나 매끄러운 호수를 바라보면 성질이 순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행/ 물의정원
물의정원에는 북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데크가 곳곳에 있다.
여행/ 물의정원
물의정원에는 너른 잔디밭이 있다.
물의정원은 2012년에 조성됐다. 익숙한 곳이라고 다 아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볼거리가 늘 생긴다. 계절에 따라 기분에 따라 풍경은 새삼스러운 법이다. 물의정원에는 계절마다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봄에는 신록이 화사하고 여름에는 양귀비꽃과 야생화가 만발한다. 가을에는 코스모스 융단이 깔린다.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큰고니, 물오리가 날아드는 겨울 풍경도 좋다.

걷기 좋은 산책로마다 ‘강변산책길’ ‘물향기길’ ‘물마음길’ ‘물빛길’ 등의 이름이 붙었다. 강변산책길이 백미다. 아름드리 버드나무가 이 길에 많다. 물기를 잔뜩 머금고 여름 볕을 한가득 받은 나무가 싱싱하다. 몸체와 가지가 바람결에 뒤틀리고 꼬인 듯 뻗었다. 바람이 나무를 그린 듯 보인다. 길 곳곳에 나무 그네 의자가 있다. 연인이, 부부가, 엄마와 아이가 나란히 앉아 강을 바라본다. 둘이 같은 곳을 바라보는 일은 서로 마주보는 것 보다 더 큰 힘이 된다. 전망데크도 곳곳에 있다. 어쨌든 볕 좋은 날 이 길에서 사진을 촬영하면 다른나라 풍경처럼 찍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증샷’ 명소로 자리매김한 이유다. 물의정원 입구에서 아치형 다리인 ‘뱃나들이교’를 건너면 강변산책길이 시작된다. 뱃나들이교는 오래 전에 배가 드나들던 곳이라고 붙은 이름이다. 지금은 다리 아래에 멋진 연못이 생겼다.

여행/ 물의정원
물의정원
물의정원이 있는 조안면은 국제슬로시티연맹이 2010년 슬로시티로 인증했다. 문명에서 파생되는 오염을 줄이고 고유의 문화유산을 지키며 이를 통해 진정한 휴식을 찾자는 것이 슬로시티의 취지다. 우리나라에는 16곳의 슬로시티가 있는데 조안면은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지정됐다. 서울과 가까운데도 깨끗한 물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생태 도시의 전형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상수원 보호를 위해 개발을 막은 것이 오히려 복이 됐다. 물의정원에는 ‘느림의 미학’이 있다. 대처에서 불과 1시간 거리에 이토록 싱싱한 자연이 있는 것이 반갑고 다행이다. 게다가 물의정원은 입장료가 없다. 눈이 끌려서 찾아갔다가 돈 때문에 눈살을 찌푸린 적이 종종 있다. 이런 걱정을 안해도 된다.

여행/ 정약용유적지
다산 정약용의 생가 ‘여유당’/ 한국관광공사 제공
여행/ 수종사
수종사에서 본 한강/ 한국관광공사 제공
한나절 여정에 몇 곳 더 추가해도 좋다. 물의정원에서 자동차로 10여분 거리에 정약용유적지가 있다. 조선후기 실학자 다산 정약용(1762~1836)이 태어나고 생을 마감한 곳이다. 조안면이 슬로시티로 인증받는데 다산의 발자취도 큰 기여를 했다. 유적지는 생가인 여유당(與猶堂), 사당, 무덤 등으로 이뤄졌다. 그는 관직과 유배생활을 빼면 대부분 여유당에서 생활했다.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 등 유배 생활 동안 집필한 저서를 마무리한 곳도 여유당이다. 여유당은 애초의 것은 아니고 1920년대에 새로 지어졌다. 다산기념관과 다산문화관에선 그의 삶과 사상을 잘 살필 수 있다.

수종사와 능내역도 물의정원에서 가깝다. 수종사는 운길산(610m)에 자리잡은 소담한 절이다. 한강 전망이 좋다. 북한강, 남한강이 수종사 앞 두물머리에서 만나 한강이 된다. 풍경 좋은 곳에 절터가 많다. 능내역은 옛 중앙선 팔당역부터 용문역까지 복선 전철이 놓이면서 폐역이 됐다. 옛 모습이 오롯이 남아있는데 이 예쁜 역을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하려는 이들이 제법 찾아온다. 기차가 다니던 시절보다 활기가 넘친다. 두 곳 모두 물의정원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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